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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확률형 아이템 논란에 국회 나서자 넥슨 '항복'…엔씨·넷마블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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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넥슨 사옥 앞에서 진행된 '트럭시위'.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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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이 모든 게임의 아이템 확률 정보를 공개한다. '확률형 아이템'의 추출 확률 조작 의혹에서부터 불거진 부정적인 여론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최근 들어 넥슨 게임 이용자들은 넥슨 본사 앞까지 찾아와 시위를 벌인 데 이어 정치권까지 나서 규제 움직임을 보이면서 나온 궁여지책으로 보인다.

정치권 규제 칼날에 넥슨 "모든 게임 확률 공개"


이정헌 넥슨 대표는 5일 사내 공지를 통해 "넥슨이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들의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정보를 오늘부터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우리 게임 내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 많은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며 "게임에 대한 우리 사회의 눈높이가 달라지고 있는데 이와 같은 변화를 인식하지 못하고 제자리에 머물러 있었던 것을 반성한다"고 사과했다.

지난달 18일 넥슨의 '메이플스토리'는 공지를 통해 "아이템에 부여되는 추가옵션을 동일한 확률로 부여되도록 수정한다"고 알렸다. 그동안 넥슨은 해당 아이템 설명란에 '무작위' 방식이라고 공지했지만 이용자들은 이에 끊임없이 의혹을 제기해왔다. 이번 공지를 통해 넥슨이 불필요한 성능은 높은 확률로, 중요한 성능은 낮은 확률로 옵션을 부여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에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들은 넥슨 본사 앞에서 '트럭시위'를 벌이고, 온라인 상에서는 게임 내 현금 충전 한도를 0원으로 설정하는 '한도 0원 챌린지' 등을 진행하며 거세게 반발했다. 트럭시위란 대형 전광판을 부착한 트럭을 본사로 보내 메시지를 전달하는 신종 시위법이다.

게임사의 이 같은 행태에 이용자까지 반발하고 나서자 국회에서는 규제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 그동안 게임업계는 유료 확률형 아이템의 습득률을 스스로 공개하겠다며 '자율 규제'를 운영해왔는데, 엔씨소프트 등 일부 게임사들은 유·무료가 결합된 형태의 2중 구조 확률형 아이템을 만들어 자율 규제를 무력화했다. 이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는 유료 확률형 아이템은 물론 2중 구조 확률형 아이템까지 습득 확률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하는 내용의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을 논의하고 있다.

엔씨, 넷마블 "확률 공개 검토하겠다"


넥슨의 이번 발표에 게임 이용자들의 시선은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타 게임사로 향하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은 넥슨을 포함해 국내 대부분 게임사들의 주력 수익모델이기 때문이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리니지2M', 넥슨 '메이플스토리'·'던전앤파이터'·'마비노기', 넷마블 '모두의마블'을 '부당이득을 챙긴 확률장사 5대 악(惡) 게임'으로 지목하고 이들 게임의 개발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 의뢰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이용자와 의견 수렴하면서 검토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넷마블 관계자도 "이용자 의견 면밀히 검토하고 수렴해서 적극적으로 반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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