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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나눔동행] 사랑의 도시락 배달 30년…태백사회복지회 매일 100여개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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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11월 태백역 대합실 부랑인 동사 사건 계기로 활동

"시설 노후, 재원 부족 등 어려움 많지만, 절대 멈추지 않겠다"

연합뉴스

사랑의 도시락 만드는 자원봉사자들
[정태화 자원봉사자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태백=연합뉴스) 배연호 기자 = 1991년 11월 13일 강원 태백시 태백역 대합실에서 부랑인이 숨진 채 발견됐다.

며칠간 굶은 상태에서 갑자기 추워진 날씨로 말미암은 동사였다.

당시 부검 의사는 "지역사회에서 더는 이런 안타까운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며 "매월 50만원의 부식비와 쌀 한 가마니를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이를 계기로 태백사회복지회는 1992년 3월 30일 행려인·무의탁 노인·생활보장 대상자에게 매일 점심을 제공하는 '사랑의 식탁'을 열었다.

그러나 사랑의 식탁은 문제가 있었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식당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어르신들이 이용하기 어렵다는 점이었다.

태백사회복지회는 한 달 후인 같은 해 5월부터 도시락 배달로 방식을 바꿨다.

사랑의 도시락은 이렇게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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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 배달하는 자원봉사자들
[정태화 자원봉사자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태백사회복지회는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등을 계기로 도시락 지원 대상을 무의탁 노인뿐만 아니라 실직 가정, 소년·소녀 가정, 한부모 가정, 결식아동 등으로 매년 확대했다.

처음 40∼50개이던 도시락 수도 시간이 갈수록 늘어 2009년에는 600개 이상을 배달하기도 했다.

태백사회복지회는 매일 사랑의 도시락을 직접 만들어 각 가정에 배달한다.

오전 7시부터 시작한 조리가 끝나면 오전 10시부터 도시락을 싸서 배달에 나선다.

도시락 배달은 자원봉사자들이 한다.

최근에는 인구 감소 등으로 도시락 수가 110개 정도로 줄었지만, 가능한 한 빨리 태백시 전역으로의 배달은 만만치 않은 일이다.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30∼40명의 자원봉사자는 비 오고 눈 내려도 도시락을 들고 골목 곳곳을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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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 태백사회복지회 대표(왼쪽에서 세 번째)와 자원봉사자들
[촬영 배연호]



'나눔이 참된 실천'이라는 신념으로 시작한 사랑의 도시락은 올해로 30년째를 맞았다. 그동안 단 하루도 지역사회에 사랑의 도시락 온기가 식은 날이 없었다.

물론 어려움도 많았다.

가장 큰 고민은 전용 주방 마련이었다.

도시락 사업장 건립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자 부지 기부, 성금 기탁 등 곳곳에서 도움의 손길을 보냈다.

1998년 11월 17일 사랑의 도시락 사업장이 준공됐다.

전용 주방 마련이라는 숙원은 해결됐지만, 어려움은 현재 진행형이다.

인구 감소 등 지역경제 침체 영향으로 후원금이 매년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도 도시락 요청을 하는 사람이 매년 20∼30명에 이르지만, 재원 부족으로 이런 요청을 모두 수용하지 못하는 형편이다.

노후해 비까지 새는 사업장 신축 문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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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 태백사회복지회 대표
[촬영 배연호]



이근 태백사회복지회 대표는 6일 "복지회는 어떤 난관도 극복하면서 사랑의 도시락 사업을 절대 멈추지 않을 것이다"며 "어려울수록 더 쪼개고 나눠야 하듯이 지역사회 모든 구성원의 관심과 성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b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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