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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절대 돈빌려 주식 마라"…1억→156억 신화, 강방천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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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 제공 = 강방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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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적으로 굉장히 큰 도전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전후해 1년 10개월 만에 종잣돈 1억원을 156억원으로 부풀린 국내 주식투자계의 살아있는 신화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61)의 경고다. 2013년 스웨덴 자산운용업체 맨티코어캐피털이 선정한 '세계의 위대한 투자가 99인'에 워런 버핏, 피터 린치와 함께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그가 15년 만에 두 번째이자 인생 마지막이 될 역작 <강방천의 관점>을 최근 펴냈다. 강 회장은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작년에 많은 사람들이 주식시장에 들어왔고 돈을 벌었다. 그게 운일 수도 있는데 사람들이 마치 능력인 것으로 오해할까봐 그게 두려웠다"고 집필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주식과 펀드 투자를 평생 가까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지금의 주식시장 상황은 절대 남의 돈을 빌려 투자할 때는 아니라고 못박았다. 자기 돈으로 투자하더라도 투자 시점과 투자 종목을 반드시 분산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 간 지속돼 온 양적완화와 유동성 확대 기조가 앞으로 예상되는 인플레이션과 함께 흔들리면서 시장에 적지 않은 충격을 가져올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동학개미 걱정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Q. 15년 만에 신작 펴낸 이유는

A. 우리 삶 속에서 자산관리가 중요하고 그 축에서 주식과 펀드는 영원히 존재해야 한다. 주식과 펀드를 가까이 해야 하는데 대부분 사람들에게 그것은 지금까지 상처받은 상품이었다. 주식·펀드가 나한테는 지혜로운 상품인데, 왜 남들한테는 힘들게만 하는 것인지 안타까운 마음에서 지난 2006년 첫 책 <강방천과 함께하는 가치투자>를 썼다. 사실 그 당시 내가 집필에 신경을 많이 못썼다. 그것이 나한테는 늘 짐이었다. 제대로 못썼다는 반성과 함께 내 모든 것을 쏟아부은 책, 부모들이 자녀에게 꼭 읽어봐야 한다고 권할 수 있는 책을 쓰고 싶었다. 그리고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했다. 작년에 많은 사람들이 주식시장에 들어왔고 돈을 벌었다. 그게 운일 수도 있는데 사람들이 마치 능력인 것으로 오해할까봐 그게 두려웠다. 지금까지는 결과가 좋았지만 주식시장이라는 것이 만만치 않다. 더 큰 문제를 만들면 어떨까 하는 염려에서 책을 썼다.

Q. 어떤 내용을 담았나

A. 책의 내용은 관점에 대한 것이다. 모든 것을 의심해봐야 한다. 나는 주식을 복잡계라고 본다. 어떤 세상보다 복잡계인데 잘못하면 휩쓸려 버린다. 주식 투자를 할 때 주가가 오르면 좋은 기업으로 보이고 떨어지면 나쁜 기업으로 보인다. 복잡계의 세상에서 중요한 것은 관점의 문제다. 스스로의 관점을 만들어야 휩쓸리지 않고 성공할 수 있다. 그것이 주식시장이라는 살벌한 전쟁터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창과 방패가 될 수 있다. 관점을 만들기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썼다. 늘 진화하는 세상 속에서 가치를 어떻게 발견하고 측정할 수 있는 지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를 담았다.

Q. 인생 마지막 책인가

A.내가 1987년 주식투자에 입문했으니까 이제 만 35년이 됐다. 내 인생 마지막 책이다. 자신있게 세상에 내놓고 싶은 책이다. 가급적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먼저 읽었으면 좋겠다.


유동성으로 오른 만큼 결국 반납
Q. 책에서 '주식 언제 사고 언제 팔 것인가'를 다뤘다. 지금은 어떤 상황인가

A. 첫째 지금은 돈을 빌려 살 때는 아니다. 우리 삶이 존재하는 한 삶의 파트너, 제품과 서비스는 존재한다. 기업이 존재하는 것이다. 나는 본질적으로 주식시장을 떠나야 할 순간은 삶이 사라질 때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구도는 바뀐다. 요즘 여곳저곳 상가들이 문을 닫고 있다. 거시적으로 볼 때 조금 리스크가 있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남의 돈을 빌려 투자하면 안 된다. 둘째 자기 돈이라도 반드시 분산해야 한다. 분산은 두 가지다. 우선 시기의 분산이다. 시점을 나눠서 주식을 사라. 또 하나는 좋은 기업들의 분산이다. 본인 판단에 아무리 좋은 기업이라고 할 지라도 하나에만 투자하기보다 나눠 투자해야 위험을 줄일 수 있다.

Q. 현 시점에서 적정 현금자산 비중은

A.그건 사람마다의 성격, 투자 시점에 따라 다르다. 지금은 과거 평균치보다는 현금을 조금 더 들고 있어야 한다.

Q. 앞으로 주식시장을 어떻게 예측하나

A. 과거의 질서라는 것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회복하는 과정, 통화정책의 완화라는 게 큰 흐름이다. 거시적인 문제가 나의 주요 연구대상은 아니지만, 거시 부분에서 굉장히 큰 도전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13년 간 이어져온 양적완화가 앞으로도 여전할 것인가, 돈을 뿌려도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없을 것인가 의문이다. 인플레이션이 있다면 13년 간의 양적완화가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 양적완화와 금리인하 정책에 대해 의심해봐야 한다. 저임금에 기반한 중국의 낮은 제품가격이 앞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유통구조의 혁명 속에서 흡수할 원가절감 요인이 지속할까 의심해야 한다. 모두 임계점에 있다고 본다. 또 주요 국가들이 기업의 생산에 개입하는 '리쇼어링' 정책을 펼침으로 인해서 가격이 올라갈 수 있다. 13년간 마음놓고 중앙은행이 돈을 뿌렸던 것이 노멀이었다면, 이제는 새로운 뉴노멀을 생각해봐야 한다. 유동성으로 올랐던 것만큼 결국 반납해야 한다. 다만 그 시기를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다. 그래서 시기의 분산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매일경제

[사진 제공 = 강방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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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자산부터 주식형으로 리모델링
Q. 청년들이 궁여지책으로 주식시장에 뛰어드는데

A. 주식과 펀드는 투자해야 한다. 돈을 빌려 투자하지 말고 우선 연금자산을 리모델링하길 권한다. 채권·예금 등 확정금리형 연금 상품을 주식형 상품으로 바꿔야 한다. 우리가 자본주의 시스템에 살고 있는 이상 위대한 기업은 존재하고, 다만 위대한 기업이 조금씩 바뀔 뿐이다. 그런 관점에서 주주가 되면 되는 것이다. 오래 함께 하면 확정금리 상품보다 더 많은 돈을 벌어줄 것이다.

Q. 11개의 관점에서 현재 가장 유망한 업종·기업은

A. 어떤 산업이 좋은가,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묻지만 사실 그건 오래갈 수 있는 얘기가 아니다. 고객이 떠날수 없는 기업, 고객이 늘수록 고객이 좋아하는 기업, 내 삶을 지탱하고 깨우는 기업, 불황을 즐기는 일등기업 등 책에서 제시한 11가지 관점을 토대로 자신만의 유망기업을 찾길 바란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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