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봄바람에 방역 긴장 풀렸나…주말 도심 인산인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더현대서울·한강공원 북적…거리두기 안 지키는 곳도

전문가 "KF 마스크 잘 쓰고, 머무르는 시간 최소화해야"

뉴스1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백화점 '더현대 서울'이 쇼핑을 즐기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2021.3.1/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강수련 기자 = 봄기운이 완연한 3월 첫 주말, 백화점과 공원 등 도심은 따뜻한 날씨를 즐기려는 나들이객들로 북적였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400명대 안팎을 보이는 만큼 개인의 방역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화점, 한강공원 등 '북적'…식당가나 노점 등 거리두기 안돼

이날 오전 찾은 서울 영등포구의 '더현대서울'은 개장 직후부터 사람들로 붐볐다. 친구, 연인, 아이의 손을 잡고 온 부부, 유모차를 끌고 온 부부 등 다양한 사람들이 백화점을 찾았다. 따뜻한 날씨에 맞춰 사람들의 옷차림도 카디건, 봄 재킷, 코트 등으로 한층 가벼워졌다.

백화점 측은 거리두기를 위해 곳곳에 직원과 열화상 카메라와 손소독제를 배치해놨다. '1m 거리두기'를 안내하는 파란 띠를 몸에 두른 직원들은 사람들이 몰린 곳에서 거리두기를 안내하거나, 에스컬레이터는 3칸씩 띄어서 타 달라고 요청했다. 3월 한 달간 주말에는 차량2부제를 한다는 안내문도 붙어있었다.

일부 가전제품 매장은 사람들이 붐빌 것을 대비해 전날까지 예약한 손님만 받았다. 현장에서 대기 명단을 받기도 했지만 예약 손님이 많아 최소 1시간30분~3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한 매장 관계자는 "이번 주말은 예약이 다 차서 2시간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지하의 푸드코트에도 사람들이 몰렸다. 오전 11시쯤부터 음식을 주문하려는 사람들로 대기 줄이 생겼다. 한 햄버거집에는 20명이 넘는 사람들이 대기해 직원들이 거리두기를 부탁했고, 점심시간이 되자 일부 식당은 손님이 많아 대기시스템을 중단했다.

한 쌀국수 식당의 경우 47팀이 대기 중이라 예약을 더 받지 않자, 연인과 함께 온 30대 여성은 "이렇게 기다려서 (밥을) 먹을 일이냐"며 발길을 돌렸다.

사람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잘 착용했고 비치된 손 소독제를 이용하며 방역수칙을 잘 지켰다. 하지만 일부 코너에는 사람이 몰리면서 거리두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푸드코트에 마련된 오픈 테이블에는 가림막이 설치돼 있었지만 사람들이 다닥다닥 붙어 앉아 식사해야 했다. 또 주문하려는 사람과 대기하는 사람들이 한데 모여 통로가 꽉 차기도 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려는 손님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3칸씩 띄어 타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초등학생 자녀들과 함께 온 이모씨(43)는 "지난 주말보다 나은 거 같긴 하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너무 많다"며 "푸드코트에서 간단히 식사를 하려 했는데 자리도 없어서 그냥 테이크 아웃해서 나왔다"고 전했다.

친구와 함께 백화점에 놀러왔다는 심은지씨(27)는 "처음 놀러 왔는데 생각했던 것만큼 사람들이 많지는 않은 것 같다"면서도 "사람들이 몰릴 게 걱정돼 밖에서 식사를 하고 왔다"고 말했다. 함께 온 손단비씨(27)도 "마스크를 벗지 않고 구경만 하고 빨리 나가려고 한다"고 했다.

뉴스1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1.2.28/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날 오후 2시쯤 여의나루역 인근 한강공원 근처에서도 돗자리를 빌리려는 사람들과 배달음식 전단을 돌리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시민들은 돗자리를 깔고 친구·가족들과 시간을 보냈다. 자전거나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거나 가족끼리 배드민턴을 치는 등 운동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공원에는 "코로나19 감염이 우려되니 거리두기를 지켜달라"는 안내방송이 연신 울렸다. 안내방송에 따라 시민들은 대부분 다른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자리를 잡았고, 마스크를 잘 착용했다.

다만 돗자리를 깔고 친구들과 치킨, 피자 등 배달음식을 먹을 때는 다같이 마스크를 벗는 경우가 많았다. 또 편의점 근처 테이블이나 떡볶이, 탕후루 등을 파는 노점에서는 거리두기가 제대로 되지 않은 채 음식을 먹는 모습도 보였다.

친구와 오랜만에 만나 한강에 왔다는 홍슬기씨(24)는 "친구와 자전거를 타러 한강에 왔는데 바람이 차서 조금만 있다가 더현대서울에 들리려고 한다"며 "한강 편의점 등에서 마스크 내리고 음식을 먹는 경우를 빼면, 지하철이나 대중교통보다 개방된 한강이 훨씬 덜 위험한 것 같다"고 말했다.

돗자리와 담요를 빌린 이지현씨(25)도 "친구들을 오랜만에 만나는데 코로나 때문에 달리 갈 데가 없어 한강에 왔다"며 "바람이 많이 불기도 하고 사람들이 다 거리두기를 하고 앉아서 실내보다 훨씬 안전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문가 "실내·외 마스크 착용하고 머무르는 시간 최소화해야"

감염병 전문가들은 따뜻한 날씨에 사람들의 활동량이 늘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확진세가 여전하기 때문에 개인이 방역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날씨가 좋은 주말에 사람들이 야외로 나가서 운동도 하고 햇빛도 쐬는 것도 필요하지만 여전히 곳곳에 감염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천 교수는 "실외라도 지인과 음식을 먹을 때는 대화를 삼가고, 식사 전후에 마스크를 잘 써야 한다"며 "타인과는 2m 거리두기를 지키고 자전거 등을 탈 때는 손을 자주 씻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백화점 등 실내 다중이용시설의 경우, 특히 마스크를 벗는 푸드코트 등에서 머무르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KF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해야 한다"고 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거리두기 2단계가 장기화되면서 지친 사람들이 밖으로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며 "길거리가 아니라 사람들과 만나서 모임을 가질 때 오히려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신규 확진자가 400명대 안팎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에, 정부는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사람들을 제대로 단속하고 감염우려가 있는 곳들에 선제적 조치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training@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