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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문 대통령 이어 정 총리도 “미얀마 당국, 자국민 향한 총부리 거둬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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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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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5일(현지시간) 의료인과 학생들이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며 저항의 표시로 세 손가락을 세우고 있다. 양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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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정세균 국무총리도 6일 쿠데타 반대 시민들에 대한 미얀마 군·경의 무력 진압을 비판했다.

정 총리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미얀마의 죄 없는 시민들이 죽어가고 있다”며 “미얀마 당국은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자국민을 향한 총부리를 당장 거두어달라”고 밝혔다.

정 총리는 “피 흘리며 쓰러진 시민들을 보며 삭혀지지 않은 41년 전 광주의 아픈 기억이 되살아난다”며 “불의에 저항하는 용기가,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양심이 죄일 순 없다”고 했다. 이어 “그 어떤 정치적 수사와 강변으로도 정의로움을 봉쇄할 수는 없다”며 “진실을 묻을 순 없다”고 했다.

정 총리는 3년 전 국회의장 시절 미얀마에 방문했을 때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과 만난 일을 언급했다. 정 총리는 “(당시) 한국의 민주주의와 투쟁의 역사를 얘기하는 동안 수찌 고문의 온화하지만 성성한 눈빛에서 역경과 고초를 이겨낸 고 김대중 대통령님이 떠올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 총리는 “하루에는 밤이 있습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하루의 전부가 밤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라는 김 대통령의 말이 생각난다고 했다.

정 총리는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미얀마 국민의 열망을 성원한다”며 “그 희생과 정의로운 용기에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또 “광주시민이 흘렸던 눈물을 함께 닦아주며 힘을 보탰던 세계인들처럼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나가겠다”며 “민주주의는 함께 하는 역사다. 그 ‘함께’에 기꺼이 동참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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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 페이스북 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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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제2의 도시 만달레이에서 지난 3일(현지시간) 연행된 군부 쿠데타 규탄 시위 참가자 곁에 총을 맨 군인이 서 있다. 만달레이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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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총리에 앞서 문 대통령도 이날 SNS에 글을 올려 “미얀마 국민들에 대한 폭력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며 “더 이상 인명의 희생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미얀마 군과 경찰의 폭력적인 진압을 규탄하며, 아웅산 수찌 국가고문을 비롯해 구금된 인사들의 즉각 석방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이어 “민주주의와 평화가 하루속히 회복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트위터 글에 해시태그 ‘저스티스 포 미얀마(#JusticeForMyanmar)’, ‘스탠드 위드 미얀마(#StandWithMyanmar)’도 함께 적었다. 문 대통령이 미얀마 사태에 관한 우려 입장을 직접 SNS로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수지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하자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쿠데타를 일으켰다. 지난달 초 수지 고문 등 정부 주요인사들을 감금하고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민주화시위를 벌였지만 군·경은 유혈 진압을 강행하고 있다.

미첼 바첼테르 유엔(UN) 인권최고대표는 지난 4일 발표한 성명에서 미얀마 군·경에 의해 최소 54명이 숨지고 1700명 이상이 구금된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실제 사망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바첼테르 대표는 “보안군이 평화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발사하는 것은 매우 혐오스럽다”며 “미얀마 군은 살인과 시위대 수감을 멈춰야 한다”고 했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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