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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장례 하루 만에 도굴된 미얀마 '태권소녀' 시신…목격자 "시신에서 작은 조각 꺼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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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 장례 다음날 치알 신 시신 도굴 후 다시 매장

목격자 "시신에서 작은 조각 꺼내 서로 보여줬다"

아시아경제

지난 3일 미얀마 쿠데타 반대 시위에서 군경의 총격에 사망한 19세 소녀 치알 신.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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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한아 기자] 미얀마 군경이 쏜 총에 목숨을 잃으며 쿠데타 저항의 상징된 19세 '태권소녀'의 시신이 도굴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얀마 군부가 경찰의 실탄 사격을 은폐하기 위해 이 같은 행각을 벌인 것으로 추정돼 파문이 일고 있다.


6일 현지 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께(현지시간) 미얀마 제2 도시 만달레이의 한 공동묘지에 군인들이 들이닥쳐 지난 3일 쿠데타 반대 시위 때 경찰이 쏜 실탄에 머리를 맞아 숨진 치알 신의 시신을 도굴했다. 치알 신의 장례식 다음 날 벌어진 일이다.


당시 트럭을 몰고 온 군인들이 공동묘지 입구를 봉쇄한 뒤 직원에게 총을 겨누며 이 같은 행각을 벌였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6일 주요외신도 목격자와 다른 현지 매체 '미지마 뉴스'의 보도를 인용해 미얀마 당국이 전날 군경의 호위 하에 치알 신 묘에서 관을 들어 올린 뒤 시신을 꺼내 벤치에 놓고 검시한 후 다시 매장했다고 보도했다.


목격자는 "치알 신의 머리를 벽돌로 받치기도 했다"면서 "의사로 보이는 이들이 치알 신의 머리를 만지는 듯한 행동을 했고, 시신에서 작은 조각을 꺼내 서로 보여줬다"고 말했다.


군의 시신 도굴에 앞서 같은날 오전 군사정부가 운영하는 신문들은 "치알 신이 실탄을 맞았으면 머리가 망가졌을 것"이라며 "경찰의 무기에 의해 부상했을 개연성이 낮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관련 당국이 치알 신 사망의 근본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인절(Angel)'로도 알려진 치알 신은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이 쏜 실탄에 머리를 맞아 즉사했다. 자신의 연락처, 혈액형과 함께 "제가 죽으면 장기를 기증해주세요"라는 글이 써진 종이가 발견돼 시민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평소 태권도와 춤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치알 신은 시위에서 "다 잘될거야(Everything will be OK)"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으며 주목을 받았다. 주요 외신들은 "이 티셔츠를 입은 그의 사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중심으로 급속히 퍼지고 있다"며 "그가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고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상징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군정은 지난달 9일 수도 네피도 시위 현장에서 처음으로 경찰의 실탄에 머리를 맞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가 열흘 만에 숨진 먀 뚜웨 뚜웨 카인(20·여)의 사건을 조작하기도 했다.


당시 국영 신문은 "부검 결과 카인의 머리에서 납 조각이 발견됐고, 이는 경찰이 쓰는 탄환과 다르다"면서 "일부 다른 외부 세력이 사용한 무기에 희생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나한아 인턴기자 skgksdk911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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