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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대선 1년 앞으로]윤석열, 야권개편 '핵'으로…출렁이는 대선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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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대권 도전 '가시권'…환영·불안 고민 깊어지는 野

관건은 4·7 재보선…신당 창당 vs 야권 연대 가능성

뉴스1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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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권 도전'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야권이 출렁이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사퇴 선언 한방으로 정치권 이슈를 모두 집어삼키며 사실상 '대권 출사표'를 던졌다. 내년 3월 대선판에 '윤석열'이라는 태풍이 상륙한 형국이다.

윤 전 총장이 4월 재보선 이후 예상되는 야권 정계개편과 맞물려 '정계 데뷔'를 알릴 것이라는 관측이 많아지면서 여야 모두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일단 '제3지대'에 머무를 것이라는 게 중론이지만, 야권 개편이 시작하면 그의 발걸음이 어디로 향할지는 안갯속이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야권은 4·7 재보궐선거를 기점으로 내년 3·9 대통령선거를 위한 '야권 개편'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 역시 이때부터 본격적인 대권 행보를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윤 전 총장이 정계에 입문한다면 '제3지대'에서 첫발을 뗄 것이라는 전망에는 큰 이견이 없다. 윤 전 총장의 지지기반은 반문(反文)인 동시에 기성 보수야당에 등을 돌린 '중도층'인 것으로 보인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이나 국민의당에 발을 담그면 지지율이 한순간에 사그라들 수 있다"며 "정부여당에 등을 돌리고, 수구보수세력에도 실망한 중도층을 중심으로 정치세력화를 할 것"이라고 봤다.

다만 '야권 재편'이 시작된 이후 윤 전 총장이 제3지대에 머물러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유력한 대선 주자이지만, 뒷배가 되어줄 정치세력 없이 '개인 윤석열'이 1년간의 대선 레이스를 완주하기 벅차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야권 전체가 판을 다시 짜는 정계 개편과 맞물려 윤 전 총장도 본격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윤 전 총장의 정치적 행보와 야권의 정치 지형이 달라질 것으로 본다.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다른 야권 대선 주자를 압도하는 만큼, 그를 구심점으로 야권이 단일대오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앞다퉈 윤 전 총장에게 직·간접적인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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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를 4개월여 남기고 물러나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현관에서 열린 퇴임식을 마친 후 차량에 오르고 있다. 2021.3.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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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국민의힘이 4·7 재보선에서 승리해 '오세훈 서울시장'이 현실화하는 시나리오다. 이 경우 윤 전 총장의 발걸음은 국민의힘을 향할 가능성이 높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5일 "국민의힘이 많이 변화를 해서 일반 국민이 호응을 많이 받는다면 윤 총장 본인도 (함께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고 본다"고 넌지시 손을 내밀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윤 전 총장이 '입당'이 아닌 '연대'의 방식으로 국민의힘과 손을 잡을 공산이 크다고 본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것은 최악의 수다. '당 대 당' 통합의 형태로, 새로운 연합전선을 구축할 가능성이 현실적"이라고 봤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이 된다면 윤 전 총장의 입지는 '제3지대'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 중도층과 합리적 보수·진보세력을 아우르면서 본인만의 지지기반을 강화할 수 있어서다.

이 경우 국민의힘의 당세는 급격하게 쪼그라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뚜렷한 대권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윤 전 총장이 제3지대에서 세력을 키운다면 또다시 단일화나 연대 등 아쉬운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 100석 이상의 제1야당의 체면이 구겨지는 것을 넘어 당의 존립마저 위태로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안 후보가 기호 2번(국민의힘 후보)으로 나온다고 하더라도 합당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윤 전 총장의 역할 공간이 커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경우 국민의힘은 대응조차 못하고 끌려다닐 수 있다. 대통령제하에서 유력 대권 주자가 없는 당은 정당의 존재감을 상실하기 쉽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시장후보가 승리한다면 변수는 더 늘어난다. 윤 전 총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범야권 정치세력이 형성될 가능성도 있지만, 야권 자체가 지리멸렬하면서 윤 전 총장이 정계 진출을 포기할 수도 있다. 보수야권이 이번 재보궐선거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핵심은 모든 시나리오의 결론이 윤 전 총장을 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그가 민생·외교 문제 등에서 어떤 식견과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없는 만큼, 혹독한 검증의 시간을 거치다가 중도 하차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현재로서는 윤 전 총장이 야권 재편의 '핵'으로 올라섰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신 교수는 "이번 재보궐선거는 '제3지대'가 어떻게 형성될 것인지 가늠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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