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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주주 마음 잡아라'…금융지주, 배당 제한 풀리면 주주환원 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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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자본관리 권고 끝난후 주주환원책 준비

중간·분기배당 준비하고 자사주 매입·소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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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금융권이 금융당국의 배당 자제권고로 지난해보다 배당성향을 대폭 낮췄지만 중간배당, 자사주 매입 후 소각 등 각종 주주 환원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금융주에 대한 투자 매력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금융지주와 은행 대부분은 '코로나19 여파를 대비하기 위해 배당성향을 20%내로 낮추라'는 금융당국의 권고대로 배당성향을 축소했다. KB·하나·우리금융지주, 한국씨티은행은 모두 배당성향을 권고 상한선인 20%로 맞췄다. 아직 배당성향을 결정하지 못한 농협금융과 SC제일은행도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당국의 권고를 따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진 신한금융만 배당성향을 22.7%로 결정했다. 금융당국은 L자형 장기침체를 가정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했고 이를 통과한 은행만 자율에 맡기기로 했었다.

금융권이 일제히 배당성향을 하향하자 주주들의 불만은 상당하다. 금융주는 전통적으로 고배당주로 분류된다. 게다가 우리금융을 뺀 3곳의 금융지주의 실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역대급 기록을 찍었지만 배당금은 되레 줄었다. 지난해 우리금융의 배당성향은 27%, KB금융 26%, 하나금융 25.8%, 신한금융은 25%였다.

배당성향 축소에 따른 주주들의 반발로 금융지주의 고심이 클 수밖에 없다. 이에 당국의 자본 관리 권고 기간이 끝나는 6월 이후부터는 적극적인 자본정책을 펼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7일 “금융당국의 권고가 끝난 이후를 대비해 금융사들이 저마다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금융은 지난 5일 열린 이사회에서 ‘자본준비금 감소의 건’을 결의했다. 자본준비금 4조원가량을 이익잉여금으로 이입해 배당 가능 이익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이다. 우리금융은 자본구조 개선을 통해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될 경우 자본 적정성을 유지하는 범위에서 다양한 시장 친화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실상 올해 중간배당을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신한금융도 지난 3일 정기 이사회에서 분기 배당이 가능하도록 관련 정관 개정안을 의결했다. 신한금융은 올해 하반기 금융당국의 권고가 예정대로 끝나면 분기 배당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은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실질적으로 배당 성향을 높이고 인수·합병(M&A) 등 새로운 투자를 통한 주가 부양으로 주식 가치를 끌어올리는 방안 등도 고심하고 있다. 여력도 충분하다. 지난해 3조4146억원을 벌어들였고 7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도 결정했다.

KB금융도 주주 환원 정책을 계획하고 있다. 자사주 매입·소각, 중간배당 등 다양한 주주 가치 제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KB금융 측 관계자는 “이번 20% 배당성향 결정이 일시적인 조치인 만큼 앞으로도 KB의 배당 정책인 ‘프로그레시브 배당 정책’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같은 조치 역시 금융당국의 의중에 따라 실행 여부가 판가름이 날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은 오는 6월 이후 은행의 자본 건전성을 보고 정상화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만약 자본 건전성이 악화하면 자본관리 권고를 또다시 할 가능성도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자본 건전성이 더 나빠지면 한 번 더 살펴보고 다른 결정을 하겠지만 회복이 되면 정상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goodd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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