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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슈 추가경정예산 편성

‘나랏빚 965.9조원’ 올해 첫 추경에 119조↑…“신용등급 강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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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국가채무비율, 암묵적 기준' 된 60% 턱밑까지 간다

전문가들 "속도 너무 빨라…재정준칙 논의 되살려야"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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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으로 국가채무가 지난해보다 120조원 가까이 늘어 1000조원을 육박하고 있다. 내년과 내후년, 2024년에도 국가채무는 매년 125조원 넘게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2024년 60%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국가채무의 빠른 증가 속도가 국가신용등급 하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했다.

7일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추경안과 함께 제출한 '국가재정운용계획의 재정총량 효과 및 관리방안' 자료에 따르면 올해 추경으로 국가채무는 965조9000억원까지 늘어난다.

지난해 4차 추경 기준 국가채무 846조9000억원보다 119조원 증가한 수치다. 1분기 '벚꽃 추경'으로 벌써 120조원 가까이 나랏빚이 불어난 것인데, 올해 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위해 추경을 몇 번 더 편성하면 국가채무 증가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코로나19 위기가 어느 정도 진정될 것으로 전망되는 내년 이후에도 국가채무는 줄어들지 않고 매년 120조∼130조원 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기재부는 내년 국가채무를 올해보다 125조3000억원 증가한 1091조2000억원으로 전망했다. 2023년에는 전년보다 125조9000억원 늘어난 1217조1000억원, 2024년에는 전년보다 130조7000억원 늘어난 1347조8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연내 추경이 더 편성되면 전망치는 여기서 더 오른다. 올해 34조1000억원 이상 빚을 더 내면 '나랏빚 1000조원 시대'도 연내 도래한다.

2021∼2024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애초 전망보다 모두 올라갔다. 국가채무가 늘어나 분자가 커진데다 성장률 전망이 낮아져 분모도 작아졌기 때문이다. 올해 국가채무비율은 48.2%이며 내년에는 50%를 돌파한 52.3%가 된다. 2023년에는 56.1%로 올라가고 2024년에는 59.7%로 60% 턱밑까지 간다. 정부는 지난해 재정준칙 도입 추진 방안을 발표하면서 국가채무비율은 60% 이내, 통합재정수지는 GDP 대비 -3% 이내로 관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월 한국 정부와의 연례협의에서 정부가 제시한 국가채무비율 60% 선이 적절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과정에서 재정건전성의 '암묵적 기준'이 된 국가채무비율 60%가 3년 뒤 현실화하는 것이다.

국가채무비율의 연도별 변화는 나랏빚 증가에 가속이 붙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가채무비율은 2004년(22.4%)에 처음 20%대에 올랐고, 2011년(30.3%)에 30%대가 됐다. 40%대를 돌파한 것은 지난해(43.9%)가 처음이다. 50%대는 2022년(52.3%)에 도달한다. 30%대에서 40%대까지는 9년이 걸렸으나 40%대에서 50%대가 되는 데는 3년이 소요되는 것이다. 2025년 이후 60%대 돌파가 유력하기에 50%대에서 60%대로 가는 데까지는 3년밖에 걸리지 않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국가채무의 빠른 증가 속도에 우려를 보인다. 재정건전성 악화가 국가신용등급 하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는 "지금처럼 재정수지 적자 비율이 높은 상황이 몇 년만 지속돼도 국가채무비율 60%를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며 "현재와 같은 부채 증가 속도로는 국가신용등급이나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신용등급 강등만큼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소영 서울대 교수는 "수십 년간 국가채무비율이 40%도 되지 않았는데 불과 5년 사이에 20%포인트 넘게 올라갈 정도로 증가 속도가 빠른 것은 문제가 있다"며 "2025년 이후 재정건전성을 장기적으로 보더라도 미리 속도 조절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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