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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지난해 광명·시흥 논밭 매수 40%는 서울사람… 사전투기 더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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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제기된 광명 시흥지구에서 최근 1년간 논과 밭의 매입자 40%가량은 서울 사람들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외지인인 LH 일부 직원들이 광명·시흥 신도시 예정지 논밭을 사들여 묘목을 빼곡히 심어놓고 토지보상을 기다려온 사실이 드러나 공분을 사는 가운데, 일대 토지 거래의 상당수는 투자 수요가 흘러들었을 수 있다는 추측에 여론의 반발도 더 거세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조선비즈

LH 직원 투기 의혹이 제기된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재활용사업장 인근 토지를 따라 철제 펜스가 설치돼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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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는 7일 광명 시흥 신도시 예정지와 그 주변부에 지정된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작년 한 해 동안 10억원 이상 가격에 거래된 지목상 전(田)·답(畓) 거래 36건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 결과 총 89명의 매수자 중 34명(38.2%)이 서울 거주자로 집계됐다. 광명시와 시흥시 주민은 28명, 그외 지역 거주자는 27명이었다.

광명시 옥길동의 3000㎡가 넘는 한 논은 지난해 8월 6명에게 15억여원에 팔렸는데, 6명의 거주지는 모두 서울시였고 세부적으로는 구로구와 노원구·종로구 등으로 다양했다. 그런데 이 논 구입자 중 2명은 한달 전인 지난해 7월에도 인근 논을 다른 지역 거주자 3명과 함께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월 시흥시 과림동의 4000㎡가 넘는 한 밭은 3명의 서울 거주자에게 18억여원에 팔렸다.

이번에 광명 시흥지구에 땅을 사 문제를 일으킨 LH 직원 상당수도 서울 송파구와 판교 등 강남권 거주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동산 시장 일각에선 2·4 대책이 나오기 전부터 광명 시흥 신도시가 지정된다는 사실이 정설처럼 돌았다는 증언이 나온다. 그래서 광명시와 시흥시 전역의 토지 거래가 최근 매우 과열된 모습을 보인 것도 이 때문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거주지별 토지 매매 동향 자료에 따르면,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지난 2019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2년간 광명시의 전체 토지 매매는 2만575필지로, 이 중 서울 거주자가 매수한 거래는 5876필지(28.6%)를 차지했다.

그런데 광명 시흥지구가 3기 신도시로 지정되기 한 달 전인 지난달 서울 거주자의 광명시 토지 매수 비중은 35.8%까지 치솟으며 월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흥시는 지난 2년간 전체 토지 매매 3만7355필지 중 서울 거주자의 매입이 5591필지(14.9%)에 달했다.

또 광명시와 시흥시의 집값(주택종합)은 지난해 각각 12.02%, 8.29% 올라 지난 2008년 이후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3기 신도시 조성 계획이 구체화된 2018년부터 광명·시흥지구의 신도시 지정 기대감이 이어진 지난해까지 광명시와 시흥시의 3년 연평균 집값 변동률은 각각 8.48%, 1.79% 수준과 비교하면 큰 폭의 상승이다. 광명 시흥지구가 지정된 지난달에도 광명시는 1.26%, 시흥시는 1.51% 집값이 올라 각각 전달(1월) 상승률인 0.86%, 0.62% 대비 오름폭이 확대됐다.

유병훈 기자(itsyo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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