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대선 1년 남았는데…제1야당 '지지율 5%' 한명도 없다

댓글 4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 2022 대선 1년 앞으로 ◆

내년 3월 9일 치러질 제20대 대통령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현직 광역자치단체장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 중인 초유의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서는 지지율이 5% 이상인 대선 후보가 전무한 상황이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치러진 역대 대선에서 1년 전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적은 없었다. 안갯속 대선 판세인 만큼 정계 개편을 비롯한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7일 매일경제가 직선제 개헌 이후 실시된 7번의 대선을 분석한 결과 대선을 1년 앞두고 현직 광역단체장이 지지율 1위로 독주하고 제1야당 후보가 부상하지 못하는 현상 모두 과거에는 전례가 없었던 상황인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장 출신으로 2007년 선거에서 대권을 잡은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6년 시장 임기를 마친 뒤 야당 후보 경선을 거쳐 대선에 나섰다. 하지만 이재명 지사는 현역 광역단체장인 동시에 여의도 국회 경험이 전혀 없다는 점에서 1년 가까이 차기 레이스에서 지지율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문재인정부 초기 여권 후보 중 '대세론'을 주도했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해 21대 총선 이후 지지율이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 대표직을 곧 내려놓는 이 대표는 다음달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초기 대권가도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권에서 친문진영의 제3후보 등장 여부도 향후 이 대표 지지율에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현재 지지율 1·2위를 달리고 있는 이 지사와 이 대표 모두 정통 친문세력과 거리가 있어 김경수 경남도지사, 이광재 민주당 의원,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출마론 등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선을 불과 1년 앞두고 또 하나 이례적인 현상은 '극도로 약한 제1야당'의 존재감이다. 현재 국민의힘에서 대권 도전을 공식 선언한 사람은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제주도지사 정도인데 이들 지지율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부분 3%를 밑돌고 있다. 야권 주자로 분류되는 홍준표 무소속 의원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그나마 5%를 넘는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꾸준하게 15%대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야권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도 바로 이 같은 상황 때문이다.

다만 1년이라는 시간은 지지율을 충분히 끌어올릴 수 있는 기간이 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패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1년 전인 2011년 12월 리얼미터가 조사한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에서 불과 8.3%밖에 얻지 못하다가 이후 1년간 안 대표와의 단일화 과정 등을 거치며 대선 본선에서는 48%를 득표했다.

[박인혜 기자 / 문재용 기자]

"직접 뛸까, 치고 빠질까"…'윤석열 입'만 바라보는 야당

野 잠룡들 지지율 지지부진

윤석열·안철수가 선호도 1·2위
홍준표도 6% 지지율로 뒤쫓아

尹, 정치능력 검증은 아직 안돼
고건·반기문 사례 되풀이할수도

매일경제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 = 한주형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대선이 1년 앞으로 다가왔지만 '정권 교체' 가능성이나 제1야당의 '수권 능력'에 대해 많은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야권이 차기 지도자감 정치인을 키워 내는 데 사실상 실패하면서 대선을 1년 앞두고 제1야당에서 지지율 5%를 넘는 후보가 전무한 초유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야권에서는 공직을 내려놓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정치 참여 여부만 주목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 1일 리얼미터가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를 보면 여당 후보들을 제외하고 윤 전 총장(15.5%)이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고 이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7.0%), 홍준표 무소속 의원(6.6%) 순이었다. 안 대표는 현재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뛰어들었고 홍 의원은 국민의힘에 아직 입당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소속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3.2%), 유승민 전 의원(2.4%), 원희룡 제주도지사(1.6%) 등은 모두 3% 안팎의 부진한 수치에 머물렀다.

매일경제

차기 대선 예비후보 등록은 공직선거법에 따라 오는 7월 12일부터 시작된다. 사진은 7일 서울 광화문에서 바라본 청와대 전경. [이충우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수권 정당으로 거듭나느냐, 몰락하느냐의 명운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재보궐선거와 윤 전 총장의 거취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우선 서울·부산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면 내년 대선에서 정권 창출이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야권이 이기더라도 당의 후보인 오 전 시장으로 이기는 것과 제3지대 후보인 안 대표로 이기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만약 국민의힘이 오 전 시장으로의 후보 단일화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이를 발판 삼아 정권 재창출을 위한 세를 결집할 수 있다는 긍정적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도 적극 추진해 볼 수 있다는 게 국민의힘 의원들 생각이다. 한 야권 의원은 "아직 윤 전 총장이 직접 링 위에 오를지도 정확하지 않다"며 "대선으로 바로 가기보다는 이번에 '킹메이커' 역할을 한 뒤 다음 대선에 나가는 안도 생각해 볼 만하다"고 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못하고 안 대표가 승리할 경우 '제3지대 대망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국민의힘은 존립 자체를 위협받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읽힌다. 이 경우 윤 전 총장은 안 대표와 손을 잡거나 독자 세력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안 대표 측에서는 벌써부터 '철석 연대(안철수+윤석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윤 전 총장에게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윤 전 총장이 기성 정치인과 결합하지 않고 새롭게 자신의 기반을 구축한다면 향후 제1야당과 연대해 대선에 도전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국민의힘 소속 3선 의원은 "윤 전 총장이 당장 입당하는 것은 국민의힘에도, 윤 전 총장 본인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다"며 "새로운 세력으로서 정치적 몸값을 높인 뒤 향후 야권 연대를 하는 방식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런 야권 재편 움직임 속에서 윤 전 총장 스스로 정치 능력을 증명해 보여야 한다는 점이 최대 과제다. 지금까지 보여준 '반(反) 문재인' 성향 이외에 정치인으로서 새로운 능력과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또 지금은 야권 후보로 환대받고 있지만, 앞서 문재인정부 초기의 '적폐 수사'를 이끌었던 주인공이었던 점이 야권 지지 세력을 모으는 과정에서 그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윤 전 총장은 박 전 대통령이 연루된 '최서원(최순실) 게이트'의 특검 수사팀장,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기소 당시 서울중앙지검장 등을 지냈다. 한때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고건 전 국무총리 등이 '대망론'의 주인공으로 각광받았다가 자진 낙마했듯 고위공직자 출신이 현실 정치의 혹독한 공세를 이기지 못한 사례가 많기 때문에 윤 전 총장에 대해서도 우려의 시선이 여전하다.

어느 경우든 결국 야권에서는 국민의힘 소속인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제주도지사, 무소속인 홍준표 의원, 그리고 윤 전 총장 등 4인의 치열한 눈치작전과 세 결집, 쪼개기 등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인혜 기자 / 정주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