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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BMW 판매량, 국내 중견 3사 추월… 1위 벤츠 아성 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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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車시장 지각변동 주목

수입차, 3000만원대 모델 등 시장 공략

2021년 수입차 등록수 2020년보다 30%나 늘어

현대차그룹 外 국내 3사 판매량 ‘저조’

벤츠·BMW간 점유율差 11%→0.56%

수입차 하이브리드 점유율도 20% 육박

“국내 제조사, 미래차 투자흐름 읽어야”

세계일보

벤츠 E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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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자동차 시장 판도가 변화하고 있다. 6년 연속 수입차 시장 1위를 수성해온 메르세데스-벤츠는 2위 BMW와의 격차가 1% 미만으로 줄었고, 현대차그룹을 제외한 국내 완성차 3사는 연초 판매량이 수입차 업체에 추월당했다. 고성능 수입차 브랜드가 판매량 상위권으로 새로 진입했고, 일본차들은 하락세를 반전시키지 못했다. 전기차를 비롯한 각종 신차들이 쏟아질 올해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미리 가늠해본다.

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2월까지 누적 수입차 등록 대수는 4만4611대로 전년 동기 3만4365대보다 29.8% 늘었다. 인한규 KAIDA 부회장은 “2월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은 영업일수 부족에도 불구하고 전월 대비 비슷한 수준이며, 신차효과 및 물량확보 등으로 전년 동월대비는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메르세데스-벤츠 VS BMW 선두 경쟁 치열

브랜드별로 살펴보면 메르세데스-벤츠는 같은 기간 1만1625대를 판매해 수입 승용차 분야 1위를 지켰다. 2위 BMW는 1만1377대를 판매해 벤츠와의 점유율 격차를 0.56% 차이로 바짝 좁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두 회사의 점유율 격차는 11%가 넘었다. 특히 2월 두 회사의 판매량 차이는 47대로 BMW가 벤츠를 바짝 뒤쫓고 있다.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벤츠의 신차 발표가 주춤하는 사이 화재사고로 이미지가 실추됐던 BMW가 고성능 M 브랜드와 온라인 판매 채널 등으로 속도를 높이고 있다”며 “수입차는 인증이나 재고 물량 등에 따라 판매 격차가 커 월별 단위에서 순위가 뒤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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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시장 점유율 10.45%의 아우디가 같은 그룹인 폴크스바겐을 밀어내고 판매량 3위에 올랐다. 4위 폴크스바겐(6.77%), 5위 볼보(5.38%), 6위 쉐보레(4.31%), 7위 미니(3.60%), 8위 포르쉐(3.57%), 9위 지프(2.52%), 10위 렉서스(2.51%) 순이었다. 지난해 13위였던 포르쉐는 최근 판매량을 높이며 10위권 안으로 신규 진입했다. 최근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던 재규어(0.44%→0.27%)와 랜드로버(2.91%→1.47%)도 지난해 대비 시장 점유율이 각각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국내 중견 3사… 수입차에 판매량 따라잡혀

올해 들어 한국GM, 르노삼성차, 쌍용차 등 국내 중견 완성차 3사는 벤츠와 BMW에 판매량을 모두 추월당했다. 지난해까지 국내 3사는 수입차보다 판매량이 많았으나 올해 들어 상황이 역전됐다. 최근 신차 출시를 하지 못하고 있는 국내 3사는 자칫하면 이대로 수입차에 국내 시장마저 내줄 수 있다는 우려 섞인 관측도 나온다. 지난달 벤츠(5707대)와 BMW(5660대)는 모두 5600대 이상 판매했지만 국내 3사는 한국GM(쉐보레)만 5098대로 5000대를 겨우 넘었을 뿐, 르노삼성차(3900대)와 쌍용차(2673대)는 판매가 크게 저조했다. 최근 수입차들은 3000만원대 차량을 공격적으로 내놓으며 국내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4만4781대)·기아(3만7583대)뿐 아니라 제네시스(7321대)까지 벤츠와 BMW의 판매량을 앞질렀다.

국산차를 제외한 국가별 차량 점유율은 유럽차의 독주가 심해지고 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닛산, 인피니티 등이 국내에서 철수한 가운데 일본차는 지난해 1∼2월 점유율 8.6%에서 올해 5.3%로 떨어졌다. 대신 독일차는 지난해 국내 시장 점유율 61.5%에서 올해 72.4%로 비중을 더 높였다. 이 때문에 유럽차의 수입차 시장 전체 점유율은 84.1%로 지난해 76.7%보다 편중이 심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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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5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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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차 점유율 고속행진… 중소형차·SUV 성장세

디젤차 중심의 수입차 시장도 친환경차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디젤차 비중은 지난해 1∼2월 31.7%에서 올해 같은 기간 19.7% 줄었고, 가솔린차도 60.1%에서 53.5%로 감소했다. 대신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는 1.5%에서 7.3%로 껑충 뛰었고, 하이브리드도 6.1%에서 18.8%로 3배가량 급증했다. 공식 판매량 집계에서 제외된 테슬라를 제외한 전기차는 0.1% 늘었다. 다만 지난해 테슬라 판매량(1만1826대)을 생각하면 올해 전기차 시장 성장률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수입차량별 판매순위 1위는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2위 BMW 5시리즈, 3위 아우디 A6 등 수입 중대형 세단이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이어 4위 BMW 3시리즈, 5위 벤츠 A클래스 중소형 차량이 중위권을 형성했고, 6위 벤츠 GLB, 7위 폴크스바겐 티구안, 8위 포르쉐 카이엔, 9위 쉐보레 콜로라도, 10위 BMW X5 순으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도 꾸준한 인기를 보였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페라리와 포르쉐마저 전동화 모델을 출시하는 요즘 제조사가 그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다면 시장에서 금방 도태될 것”이라며 “과거의 명성보다는 앞으로 미래차 분야에 투자하지 않는 회사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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