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3 (화)

기관들, 증시 하락에 ‘베팅’?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최근 2주새 곱버스 대거 순매수

코스피 변동성 확대 ‘불안한 장세’

세계일보

지난 5일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여의도지점 딜링룸 전광판의 코스닥 지수가 전일 대비 2.72포인트 내린 923.48을 나타내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내 증시가 더 이상 상승하지 못하고 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기관이 하락장에 수익을 내는 ‘곱버스’ 상품을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 정체 속에 나온 행보라는 점에서 향후 증시의 하락 가능성을 고려한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개미들은 반대로 이 상품을 대거 내다팔며 대조를 보이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월 22일부터 3월 5일까지 2주간 코스피에서 기관은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120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상품은 ‘곱버스’라고 불리면서 코스피200 선물지수를 역으로 2배 추종한다. 코스피200 지수가 1% 내릴 때 통상 2%로의 수익을 내는 상품이다.

이 기간 동안 ‘곱버스’는 코스피 순매수 금액 순위에서 포스코(1821억원), 롯데케미칼(1450억원)에 이어 3위로 집계됐다. 기관이 ‘곱버스’를 순매수한 금액은 SK하이닉스(1150억원), 신세계(866억원), KT(743억원) 등 여러 대형주 순매수 금액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외국인도 ‘곱버스’를 334억원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곱버스’를 1525억원어치 순매도하면서 반대 행보를 이어갔다.

인버스 ETF, 특히 ‘곱버스’를 사들이는 금액이 많아지면 그만큼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세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런 레버리지 ETF를 기관이 사들이는 경우에는 상당수 매수 물량이 유동성공급자로부터 나와서 성격이 다를 수도 있다. 호가가 없을 때 유동성 부족을 해소하는 유동성공급자 역할을 증권사 등이 하면서, 증시 방향성이나 투자 포지션과 관계없이 매수하는 경우도 있다.

한편 올해 초인 1월 11일까지 3266.23까지 오르는 등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던 코스피는 두 달 가까이 전고점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

최근 코스피 지수는 단기 급등 부담과 미 국채 금리 상승세 등이 맞물려 3000선 안팎까지 후퇴했다. 특히 이 기간 동안 기관의 매도세가 코스피 하락을 이끈 날도 많았다. 미국발 금리 불안 여파로 코스피가 하루에 100포인트 가까이 등락하는 변동성이 커지기도 했다.

지난 2주간 코스피와 코스피200은 각각 2.62%, 2.12% 하락했다. 반면 이 기간 기관이 많이 사들인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3.37% 상승했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재정정책 추진과 경기 회복에 따른 기대인플레이션 상승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 금리 상승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조치로 장기 금리 상승세가 컨트롤되지 않는 이상 주식시장의 불안은 좀 더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