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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윙크 투구’ 트레버 바워…괴짜 투수는 다 계획이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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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트레버 바워가 7일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시범경기에서 2회초 한쪽 눈을 감고 공을 던지고 있다(위 사진). 이날 바워에게 삼진을 당한 김하성은 2회말 2사 1루에서 빗맞은 큰 바운드 타구를 잡았으나 뒤를 따라온 3루수 닉 타니엘루와 충돌했다. 글렌데일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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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할 때 표적 겨냥하는 것처럼
오른쪽 눈 감은 채 한 눈으로 투구
커맨드 향상 위해 겨울 동안 훈련
김하성 상대로 삼구삼진 솎아내

LA 다저스와 계약한 트레버 바워는 메이저리그 대표 ‘괴짜’ 투수다. 개별적이고 독특한 루틴 때문에 기존 팀과 마찰을 빚는 경우도 많았다. 클리블랜드 시절에는 감독이 투수교체를 하러 나오자 공을 외야 가운데 담장 너머로 던져 버리는 ‘기행’을 펼쳤다. 바워가 또 한 번의 ‘괴짜짓’을 했다. 마침 상대 타자가 김하성이었다.

바워는 7일 샌디에이고와의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1회 안타와 볼넷 폭투를 저질러 무사 2·3루 위기에 몰렸지만 내야 뜬공과 삼진 2개로 위기를 벗어났다. 바워는 투구 직전 오른쪽 눈을 감은 채 한 눈만 뜨고 공을 던졌다. 2사 2·3루에서 김하성을 상대로 속구 2개와 체인지업을 던져 3구 삼진을 잡았는데 그때도 ‘윙크 투구’를 했다.

김하성을 삼진으로 처리한 뒤 포수 오스틴 반스를 쳐다보고는 오른손 검지로 자신의 오른쪽 눈을 가리켰다. “나 눈 감고 던졌어”라는 선언이었다.

바워는 경기 뒤 “한 눈 뜨고 던져서 점수를 안 줬으니까, 두 눈 뜨고 던지면 진짜 점수 안 줄 수 있을 것 같다”며 “그저 재미삼아 한 번 해 본 것”이라고 말했지만 바워의 ‘윙크 투구’는 이유와 계획이 있었다.

MLB.com은 바워가 겨울 동안 한쪽 눈을 감고 투구하는 훈련을 했다고 전했다. 마치 총을 쏠 때 한 눈으로 겨냥하는 것처럼 원하는 위치에 공을 던질 수 있는 커맨드를 향상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이었다는 설명이다. 바워는 다저스 캠프 합류 이후에도 불펜 피칭과 라이브 피칭(타자를 세워두고 하는 투구 훈련) 때도 종종 한 눈을 감고 던졌다. 가끔은 아예 한쪽 눈이 가려진 특수 안경을 쓰고 던졌다.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바워의 이런 실험 정신을 아주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김하성은 삼진을 당했지만 순조롭게 빅리그 적응 중이다. 이날 바워의 초구 97마일 강속구에 헛스윙한 뒤 2구째 속구에 타이밍을 맞추며 파울을 만들어냈다. 미리 긴장해 위축되지 않은 채 자기 스타일의 스윙을 이어가며 경험을 쌓고 있다. 타석과 수비에서 모두 ‘근성 플레이’도 이어지고 있다.

김하성은 이날 5번·유격수로 선발 출전했고, 2회말 2사 1루 셀던 노이스의 빗맞은 큰 바운드 타구를 잡는 순간 이 공을 따라온 3루수 닉 타니엘루와 충돌하는 장면이 나왔다. 김하성은 뒤로 밀리며 엉덩방아를 찧었고 이어 뒤통수가 땅에 부딪혔어도 바로 툭툭 털고 일어나 경기를 이어갔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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