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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관광 초토화된 남유럽, 백신 맞은 영국인 모시기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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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포르투갈, 키프로스 영국인들에게 러브콜

조선일보

그리스 수도 아테네에서 코로나 예방 백신을 접종하는 장면./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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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코로나 예방 백신 접종이 유럽 어떤 국가보다 독보적으로 빨리 진행되면서 남유럽 국가들이 앞다퉈 영국인을 향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초토화된 관광산업을 되살리기 위해 백신을 맞은 영국인을 관광객으로 유치하려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6일(현지 시각) BBC에 따르면, 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는 오는 5월 1일부터 백신을 두 차례 모두 접종한 영국인들에게 입국 후 격리와 검사를 모두 면제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영국 정부는 봉쇄령 해제 로드맵에 따라 5월 17일부터 자국인들의 해외여행을 허용할 예정인데, 키프로스는 그보다도 앞서 영국인들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손을 내민 것이다.

키프로스에는 한 해 100만명 이상의 영국인이 찾아왔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발걸음이 뚝 끊겼다. 키프로스 정부는 영국의 빠른 백신 접종 속도를 보고 다른 나라 관광객들보다 빨리 받아들여도 무방하다고 판단했다. 영국은 한 차례라도 백신을 맞은 사람이 4일까지 2136만명이다. 전 국민의 31%, 성인 인구의 40%에 해당한다. EU(유럽연합) 27회원국 중 인구의 10% 이상 접종한 나라가 아직 없는 것과 비교해 월등히 빠른 속도다.

포르투갈의 리타 마르케스 관광장관도 BBC 인터뷰에서 “영국 여행객들을 5월부터 맞이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포르투갈 정부는 백신을 접종했거나 항체를 가진 것으로 확인된 외국인에게 제한 없는 입국을 허용할 예정이며, 이렇게 입국 제한 조치를 풀면 영국인들이 가장 많이 방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리스도 영국인들을 맞이할 채비를 하고 있다. 해리 테오하리스 그리스 관광장관은 일간 텔레그래프 인터뷰에서 “에게해의 40여개 섬 주민들에게 백신을 접종하기 시작했다”며 “영국인들은 지금부터 그리스로 오는 여름 휴가를 예약해달라”고 했다. 그리스는 고령층·의료진이 최우선 접종 대상이지만 일반인 중에서는 휴양지 섬 주민들을 최우선 순위에 올려두고 있다. 섬 주민 숫자가 많지 않기 때문에 접종을 쉽게 마칠 수 있고, 이렇게 해야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올 수 있어 경기 부양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프리티 파텔 영국 내무장관은 “해외여행을 예약하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고 했다. 하지만 예정대로 5월 17일부터 해외여행을 갈 수 있도록 백신 접종 사실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BBC가 전했다.

[파리=손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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