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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김한별 폭발 삼성생명, 언더독 반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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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농구 챔프 1차전 KB에 승리

김 30득점, 23득점 박지수 제쳐

신인왕 출신, 생애 첫 우승 도전

정규시즌 1위 꺾은 기세 이어가

중앙일보

삼성생명 승리의 주역 김한별(오른쪽)이 KB 박지수의 슛을 막아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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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 에이스 김한별(35·1m78㎝)의 슛이 폭발했다. 삼성생명은 언더독(스포츠 대결에서 약자)의 반란을 이어갔다.

삼성생명은 7일 용인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1시즌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 1차전에서 청주 KB를 76-71로 이겼다. 김한별이 양 팀 통틀어 최다인 30득점(6리바운드)으로 펄펄 날았다. 3점 슛을 5개나 터뜨렸다. 플레이오프에서 정규리그 1위 아산 우리은행을 2승 1패로 꺾는 이변을 일으킨 삼성생명은 챔프전에서 리그 최우수선수(MVP) 박지수(1m96㎝)가 버틴 2위 KB의 기선을 제압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역대 챔프전에서 1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은 67.8%(28회 중 19회)다.

전반까지 29-27로 근소하게 앞선 삼성생명은 3쿼터에 승기를 잡았다. 김한별이 결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특히 32-29로 앞선 3쿼터 1분 44초, 김한별은 KB 강아정을 수비를 뚫고 그림 같은 3점포를 넣었다. 격차는 확 벌어졌다. 김한별은 골 밑에서 자신보다 20㎝ 가까이 큰 박지수를 상대로 과감한 1대1 플레이를 구사했다. 3쿼터 4분 39초 속공 상황에선 KB 박지수의 파울을 유도하는 골밑슛에 성공해 추가 자유투를 얻어냈다. 점수는 42-35까지 벌어졌다.

김한별은 수비에서도 빛났다. 3쿼터 19초를 남기고 박지수에게 향하는 패스를 가로챘다. 3쿼터를 55-46으로 마친 삼성생명은 끝까지 리드를 지켰다. KB 박지수(23득점 9리바운드)는 리바운드가 1개 부족해 올 시즌 32경기(리그 30경기, 플레이오프 2경기) 연속이었던 더블더블 행진을 멈췄다.

한국인 어머니 김성자(65) 씨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김한별은 2009년 삼성생명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했다. 2009~10시즌 신인왕을 차지했다. 2011년 12월 스포츠 우수 인재 자격으로 특별 귀화했다. 하지만 한국 문화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2014~15시즌을 쉬었다. 마음을 다잡고 2015~16시즌 복귀한 뒤부터는 팀의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1m90㎝ 윙스팬(wing span, 양팔 넓이로 대개 키와 비슷)을 자랑하는 김한별은 힘, 센스, 슈팅 삼박자를 갖춘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35세 김한별의 꿈은 생애 첫 우승이다. 그는 삼성생명에서만 11시즌 뛰었는데, 준우승만 세 번이다. 삼성생명은 2006년 여름 리그 우승이 마지막 우승이다.

김한별은 “어머니의 나라에서 우승하는 게 꿈이다. 올 시즌 우승 한을 풀겠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이 이번 챔프전에서 우승할 경우 여자 프로농구 사상 처음으로 정규리그 4위가 챔피언이 된다. ‘정규리그 승률 5할 미만 챔피언’이라는 진기록도 쓴다. 삼성생명은 정규리그를 14승 16패로 마쳤다.

챔피언결정전 1차전은 유관중 경기로 진행됐다. 코로나19로 무관중 경기가 시작된 지난해 12월 초 이후 97일 만이다. 관중석(1625석)의 10%인 160명의 팬이 입장했다. 챔프전 2차전은 9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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