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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임효준 귀화, 中쇼트트랙은 ‘한국 2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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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경기엔 2018년 평창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임효준(25)이 중국 오성홍기 마크를 달고 얼음판에서 한국 대표 선수들과 레이스를 펼치는 웃지 못할 장면이 펼쳐지게 된다. 임효준의 소속사는 지난 6일 “임효준이 한창 선수 생활을 이어갈 시기에 운동할 수 없는 어려움과 아쉬움 때문에 중국 귀화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내년 자국에서 개최하는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전력 강화를 위해 평창 때 한국 대표팀을 이끌었던 김선태(45) 감독을 2019년 사령탑으로 영입한 데 이어 작년엔 2006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한국 대표로 3관왕, 2014 러시아 소치에서 러시아 대표로 3관왕에 오른 빅토르 안(36·안현수)을 코치로 데려갔다. 이들에 이어 실제 경기를 뛰는 임효준을 데려가면서 중국에 한국 대표팀 2중대가 꾸려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조선일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금메달을 따낸 임효준이 2018년 2월 시상식에서 메달을 깨물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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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준은 평창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500m에서 금메달, 500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듬해 불가리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선 4관왕에 오른 대표팀 ‘에이스’였다. 하지만 2019년 6월 진천선수촌 훈련 중 후배 선수의 바지를 벗긴 일로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자격정지 1년 징계를 받았다. 검찰은 그해 12월 임효준을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임효준은 작년 5월 형사사건 1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2심 재판부가 작년 11월 “당시 동료 선수들이 훈련 시작 전에 장난하는 분위기에서 사건이 발생했다고 진술한 점 등을 볼 때 임효준의 행동이 추행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검찰이 다시 상고하면서 이 사건은 대법원 판단을 기다려야 할 상황이 됐다.

임효준은 자격정지 중이던 2019년 11월 빙상경기연맹을 상대로 징계 무효소송을 냈고, 한 달 뒤 1심 판결 때까지 징계효력을 정지한다는 법원 결정을 받았다. 그러나 임효준은 작년 5월 형사1심에서 벌금형을 받은 뒤 소송을 취하했다. 유죄 판결에 따라 빨리 징계 기간을 채워야 대회에 출전해 올림픽 출전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임효준 측 설명대로라면 올해 1월 징계가 끝났어야 했다. 임효준 측은 이에 대해 “연맹 측에게서 아직 징계가 안 끝나고 정지된 상황이라는 말만 들었다”며 “형사 재판과 징계 문제 등 어느 것도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고심하다 결국 중국 귀화를 결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빙상연맹은 징계 여부에 대해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세계 최강 전력인 한국 쇼트트랙 선수가 다른 국적을 얻어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은 처음이 아니다. 빅토르 안은 토리노올림픽에서 금 3, 동 1개를 목에 건 뒤 무릎 부상과 소속팀 해체 등으로 부진했고, 2010년 밴쿠버올림픽 출전권을 따내지 못한 뒤 2011년 러시아에 귀화했다. 한국 남자 쇼트트랙은 소치올림픽에서 노메달 수모를 당했다.

임효준의 중국 귀화를 두고 “대표팀에서 뛰었던 선수가 국적까지 바꿀 일인가” “한국으로 다시 오지 마라”고 비판하는 팬들이 대부분이다. “기회를 찾아 떠났으니 힘내라”며 응원하는 팬들도 있었다. 하지만 안현수에 이어 동계스포츠 스타를 또 떠나보내야 한다는 안타까움은 공통된 마음인 듯하다.

[송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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