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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봄바람 타고 보복소비 봇물"…백화점 주차하는데 40분, 호텔도 '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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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백화점 3사' 매출 두 자릿수 급증…백신 접종에 기저효과까지

소비 심리 회복에 야외활동 늘자 호텔·리조트 매출↑

뉴스1

휴일인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서 시민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2021.3.7/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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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 지난 7일 '더현대서울'에 방문한 김현아씨(가명·여·30)는 깜짝 놀랐다.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백화점 인근 여의도 일대가 마비돼서다. 40분의 주차 전쟁 끝에 들어선 백화점엔 발 디딜 틈 없이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에스컬레이터마저도 줄을 서서 타야 할 정도였다. 구찌 등 인기 명품 매장엔 줄을 서서 대기하는 방문객들로 번잡했다. 그간 억눌린 소비 심리로 '보복 소비' 현상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지난해 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재확산으로 움츠러들었던 유통업계 '소비 심리'가 봄바람을 타고 되살아나고 있다. 따뜻한 봄 날씨가 다가오면서 백화점·근교 여행 등 야외 활동에 나서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서다.

여기에 백신 접종도 소비 심리 회복에 한몫했다. 넉달간 지속된 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억눌린 소비 욕구가 '보복 소비'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백화점 매출 '쑥'…"코로나19 기저효과"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 (3월 5일~7일)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억눌린 소비 심리가 터지면서 해외명품 등 고가 상품이 백화점 매출을 견인했다.

먼저 이 기간 롯데백화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4% 증가했다. 특히 보복 소비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해외명품 매출은 세 자릿수(143%) 성장세를 보였다.

산행 시즌이 다가오면서 아웃도어 상품군 판매량도 120% 치솟았다. 또 봄 나들이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화장품(91%) 매출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으며, 가전·가구 판매량도 49% 늘었다.

따뜻한 날시 덕분에 근교 쇼핑 시설을 방문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롯데 교외형 아울렛 매출도 108% 성장했다. 아울렛 매출을 견인한 품목은 아웃도어·해외명품이다. 두 상품군의 매출은 각각 183%·89%씩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의 매출도 94.7% 급증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보복 소비 여파로 명품 판매량이 큰 폭(109.9%)으로 늘었으며, 야외활동이 늘어남에 따라 아웃도어 매출도 74.5% 증가했다.

또 여성패션(104.6%)·남성패션(76.1%)·가전(75.7%) 판매량도 백화점 매출 개선에 힘을 보탰다.

현대백화점의 매출도 72.5% 급증했다. 특히 아동스포츠 품목 판매량이 163.8% 급증하면서 신학기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명품 판매량도 138.6% 늘었다.

이 밖에 패션(87.4%), 리빙(34.1%) 판매량이 뒤를 이으며 매출 견인차 역할을 했다. 여기에 최근 개관한 '더현대 서울'의 매출을 포함하면 109.8% 성장했다.

이처럼 지난해 코로나19발 소비 심리 위축으로 최악의 한 해를 보낸 백화점 업계 매출은 코로나19에 따른 '기저 효과'로 본격적인 회복세로 돌아섰다. 따뜻한 날씨와 백신 접종 효과도 매출 회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실제 소비 심리도 2달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의 소비자동향조사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7.4로, 한 달 전보다 2.0포인트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소비 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시기였다"며 "특히 소비재를 다루는 백화점은 피해가 가장 컸던 업종으로 올해 기저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매출이 강하게 반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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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이중섭거리에 목련이 활짝 펴 관광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2021.2.22/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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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심리 기지개…호텔·리조트도 '완연한 회복세'

얼어붙은 소비 심리가 되살아나면서 특급호텔 및 주요 관광지의 리조트 풍경도 달라졌다.

해외 여행길이 막히면서 국내 특급호텔에서 '호캉스'(호텔+바캉스)를 즐기는 이들도 찾아보기 쉬워졌다. 외국인 관광객과 비즈니스 투숙객 부재로 인한 매출 타격은 여전하지만, 이들에겐 '호캉스족'은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인 셈이다.

먼저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서 운영하는 플라자호텔의 지난 주말(6일~7일) 예약률은 운영 객실 대비 90%에 달한다. 다만 플라자호텔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전체 객실의 50% 이하를 운영하고 있다.

이 기간 롯데호텔 '시그니엘 서울'의 예약률도 90%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롯데호텔 서울 이그제큐티브 타워는 '라캉스'(라운지+호캉스)의 성지로 꼽히며 전년 동기간(3월 현재 기준)보다 20%가량 상승한 투숙률을 기록 중이다.

서울 장충동에 위치한 신라호텔도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지난 주말 투숙 예약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0% 증가했다.

국내 여행 비수기임에도 주요 관광지의 대형 리조트도 높은 예약률을 보이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여수 벨메르 호텔의 경우 80% 예약률을, 거제·해운대 등에 위치한 리조트는 75~90% 예약률을 보이고 있다. 조선호텔앤리조트도 제주·부산 등 휴양지 투숙 예약률이 주말 기준 70~80%에 달한다.

롯데호텔 제주도 전년 동기 대비 높은 예약률을 기록하고 있다. 수도권의 특별방역조치가 해제 이후 투숙 예약이 꾸준히 증가 추세다.

이처럼 국내 숙박업계 매출은 봄 날씨가 완연해지면면서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G마켓에 따르면 야외 활동이 늘어남에 따라 최근 한 달(2월 6일~3월 7일) 국내팬션/캠핑 판매량은 243% 급증했다. 또 국내호텔·레지던스 판매량은 131% 성장했으며, 국내콘도·리조트 판매량도 94% 늘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세 진정·백신 접종 기대감 등으로 야외활동 및 국내 여행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라면서 "특히 제주 등 국내여행의 예약 시점과 실제 체크인 시점 사이의 '리드 타임'(투숙 예약률은)이 짧아진 만큼 날씨가 풀릴수록 호텔 및 리조트 예약률이 빠르게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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