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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단독]'조폭'도 바꾼 코로나…6개파 사라지고 폭력사범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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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바꾼 범죄지형도>

1. 유흥가서 온라인으로…달라진 조폭들

상권 몰락에 폭력·갈취 감소

검거 조폭 5년새 11% 줄어

불법 도박사이트·마약 유통

비대면 범죄로 갈수록 다양화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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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코로나19가 조직폭력배(조폭)의 지형도마저 바꿨다. 코로나19에 유흥가 등 상권이 몰락하면서 이를 중심으로 한 이권다툼과 폭력, 갈취 등의 범죄행위가 줄었다. 반면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이나 마약 유통 등 비대면(언택트) 범죄는 다양화·지능화되는 추세로 나타났다.


8일 아시아경제가 경찰청으로부터 입수한 ‘2020년 폭력조직 현황’ 자료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서 활동 중인 조직은 총 206개파, 구성원은 5211명이다. 이는 경찰이 중점 관리하는 조직과 간부급 조직원들만 포함돼 있어 실제 활동하는 조폭은 이보다 많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는 수원·성남·안양 등 오래전부터 조폭이 활동했던 도시가 많은 경기남부가 22개파(640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서울(22개파·519명), 부산(21개파·403명), 경남(20개파·374명) 등 순이었다. 주목할 부분은 전체 폭력조직의 감소다. 특히 지방 조폭의 몰락이 코로나19로 인해 가속화된 형국이다. 2년 전인 2018년과 비교하면 6개파가 줄었다. 강원에서만 3개파가 사라졌고 대전 2개파, 경기남부·인천이 각각 1개파씩 감소했다. 유일하게 경남만 늘었는데, 이 또한 1개파에 그쳤다.


전체 조폭이 줄면서 관련 범죄도 감소했다. 지난해 경찰에 검거된 조폭은 총 2817명으로 5년 전(3160명)과 비교해 11%가량 줄었다. 특히 폭력범죄의 경우 이 기간 1800명에서 1226명으로 31.9%, 갈취범죄는 356명에서 225명으로 36.8%씩 각각 감소했다. 경찰은 조폭의 전통적 활동 반경인 유흥가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큰 타격을 받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업장 문을 아예 열지 못하는 날이 이어지면서 유흥가를 중심으로 한 이권다툼이 사실상 의미가 없어졌고, 자연스럽게 조폭 간 충돌이나 자릿세 요구 등 갈취 행위가 줄어들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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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 ‘먹거리’에서 이득을 챙기기 어려워진 조폭들은 사이버범죄 등에서 활로를 모색했다. 지난해 12월 전남에서는 1000억원대의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하고 대포통장을 만들어 유통한 광주 지역 조폭 일당 29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에 앞서 같은 해 11월에는 중국에 콜센터와 서버를 두고 가짜 주식 선물사이트를 개설, 1900억원을 끌어모은 대구지역 조폭 등 일당 40명이 기소됐다. 최근에는 지역화폐 구입비용이 액면가보다 10% 저렴한 점을 노려 허위 결제를 통해 차액 4억7500만원을 챙긴 조폭 16명이 경찰에 덜미를 잡히기도 했다.


이를 방증하듯 지난해 도박사이트 운영 등 사행성 불법영업으로 적발된 조폭은 245명으로, 5년 전(92명)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이 밖에 각종 지능형 범죄 등 별도로 분류되지 않은 조폭 범죄도 855건에서 1071건으로 증가했다. 조폭에 의한 마약류 범죄도 여전해 작년에 검거된 인원은 50명에 이르렀다. 조폭의 세력 자체는 줄었지만, 그 위세가 완전히 꺾였다고 볼 수 없는 이유다.


조폭과의 전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경찰은 전국 시도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를 중심으로 전국 302개 전담수사팀을 운영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단기간 수사력을 집중할 수 있는 특별단속과 연중단속을 추진하고 있다"며 "조폭 주요 활동 예상 지역의 순찰을 강화하고 각종 불안감 조성행위 집중단속 등 예방활동도 병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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