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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투기 옹호한 국토부가 '셀프 조사'에 '투기 감시기관 설립'까지 주도?… 곳곳서 "말도 안되는 일"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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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광명·시흥 사전투기 의혹으로 정국이 들끓는 가운데, 정부의 자체 합동조사가 ‘용두사미’로 끝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는 국토교통부와 변창흠 장관이 조사를 주도하는 것이 ‘제 식구 감싸기’를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 이 사건으로 그동안 주춤했던 부동산거래분석원(분석원) 신설이 오히려 탄력을 받게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는데, 부동산 업계는 이 역시 논란만 더 키울 수 있다고 본다.

조선비즈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5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광명·시흥 신도시 땅 투기 의혹과 관련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면담을 위해 국회를 방문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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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국회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LH 의혹에 대한 정부의 합동조사단의 진상 조사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검찰 수사나 감사원 감사 없이 LH 의혹에 책임이 있는 국토부와 변 장관이 주도적으로 의혹을 조사하는 것이 면죄부를 위한 사전 포석일 수 있다는 의구심 때문이다.

이같은 논란에도 국토부가 합조단에 포함되자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번 사건 10건 중 9건이 변창흠 국토부 장관이 LH 사장이던 시절에 발생했다"며 "이쯤 되면 기획부동산 LH의 전 대표로서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LH 사태 진상(眞想)조사를 요구했는데, 정권에 바치는 진상(進上)조사를 하려 한다"고 감사원 감사·검찰 수사가 이뤄지지 않는 점도 비판했다.

여당에서도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당장 국토부와 LH가 국민의 불신을 받고 있는 상황이니 조사단에서 국토부는 빠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여야할 것 없이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변 장관은 들끓는 여론에 스스로 기름을 끼얹었다. 변 장관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직원들이 개발 정보를 알고 땅을 미리 산 것은 아닌 것 같다"면서 "신도시 개발이 안 될 것으로 알고 샀는데, 갑자기 신도시로 지정된 것 같다"고 밝혔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사실상 사전 투기를 옹호하는 발언" "본인도 의혹이 있어 숨기려는 것 아닌가"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민주당 송영길 의원도 "변 장관은 주무장관이자 전직 LH 사장으로서 도의적 책임감을 무겁게 느껴야 함에도 LH 직원들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으로 국민들 상처에 소금을 뿌렸다"고 질타했다.

‘셀프 조사’에 대한 불신이 커지자 범야권을 중심으로 정부의 자체 조사 대신 다른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자체조사 결과에 따라 국정조사를 추진할 수 있다고 밝힌 데 이어, 유승민 전 의원도 "문 대통령이 총리실에 전수조사를 지시한 것은 문제가 있다. 이 조사는 총리실이나 국토부가 아니라 감사원이나 검찰이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역시 검찰 수사론에 힘을 실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6일 언론 인터뷰에서 "공적(公的) 정보를 도둑질해서 부동산 투기하는 것은 ‘망국의 범죄’"라면서 "즉각적이고 대대적인 ‘수사’를 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불공정과 부정부패에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며 "부정부패는 금방 전염되는 것이고, 그걸 막는 것은 국가의 책무(責務)"라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추진 중인 부동산 감시·감독 기구도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8월 "부동산 대책의 실효성을 위해 필요 시 부동산시장감독기구 설치를 검토하겠다"고 지시한 이후, 민주당 진성준 의원은 ‘부동산거래분석원’ 설치 등을 골자로 하는 ‘부동산 거래 및 부동산 서비스 산업에 관한 법’(부동산 거래법)’을 발의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나 야당,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검토보고서에서 ‘분석원이 빅 브라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춤했던 이번 LH 의혹이 오히려 법안 통과에 속도를 낼 천재일우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부동산 투기 의심 사례에 대해 빠르고 명백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여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분석원 설치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구체적인 움직임도 있다. 정부는 당초 이번 달 분석원 설립 전 준비 단계로 ‘부동산거래분석기획단’을 출범시킬 예정이었다. 그런데 LH 의혹으로 정부가 합동조사단을 꾸려 국토부·LH 직원과 그 가족들 수만명을 대상으로 대대적 조사를 진행하기로 하면서, 공직사회의 부동산 움직임을 감시·감독할 대규모 조직이 우선 마련됐다. 관가 안팎에서는 합조단이 사실상 분석원의 모태이자 테스트베드로 기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역시 국토부 주도로 하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전 국민의 이목이 쏠려있는데 진상 조사 결과가 국민의 기대치에 미흡하다면 오히려 더 큰 반발이 나올 수 있다"면서 "특히 변 장관 재임 중 국토부 내에 분석원이 설치될 경우 반발 여론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결국 이번 사태의 본질은 국토부와 LH, 더 나아가 공공에 대한 신뢰 손상"이라며 "국토부와 LH가 이번 사태의 장본인들인데, 이들이 포함된 진상 조사로는 의혹이 100% 해소되기 어렵다"고 했다. 송승현 대표는 그러면서 "신뢰도 제고를 위해서라도 국토부와 변 장관이 물러나고, 사정기관이나 시민단체 등 견제가 가능한 단체가 들어가야 향후 공공 관여 사업도 진행이 순조로워 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병훈 기자(itsyo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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