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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접종 후 사망 8건 "백신 인과성 없어, 기저질환 악화 사망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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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은 뒤에 사망했다고 신고한 11명 중 8명에 대해 전문가 회의를 거쳐 “접종과의 인과성이 낮다”고 잠정 결론 내렸다. 백신과 사망과의 연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당국은 사망자가 모두 요양병원 입원 환자로, 앓고 있던 병이 악화하면서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4명에 대해선 유족 요청 등으로 부검이 진행되고 있어 최종 결과가 나오면 추가로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은 8일 브리핑에서 이 같은 내용의 예방접종피해조사반 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피해조사반은 감염학·신경학·호흡기알레르기학·법의학·면역학 등의 전문가 8명으로 구성됐다. 백신 접종 후 중증 이상 사례가 신고될 경우 백신의 이상 유무에 대해 검증하고, 중증 이상 반응과 백신과의 인과관계를 확인하는 역할을 하는데 코로나19 백신 관련 지난 7일 첫 회의를 열고 6일까지 보고된 사망 사례 8건에 대해 백신과의 인과 관계를 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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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광주 동구 전남대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아스트로제네카(AZ) 백신을 맞은 뒤 이상반응을 관찰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전남대병원은 이날부터 19일까지 의료진 등 2천200여명에 대한 백신 접종을 실시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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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단은 “조사 대상 8건은 접종 후 급격히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아나필락시스’(중증 전신 알레르기 반응)에 해당하지 않았다”면서 “같은 백신 접종자들을 대상으로 이상 반응 발생 여부를 확인한 결과 중증 이상 반응 사례는 없다. 백신 제품의 이상이나 접종 과정상 오류 가능성은 작다”고 밝혔다. 같은 장소에서 같은 약으로 접종한 다른 접종자에게서 중증 이상반응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접종 자체엔 문제가 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 것이다.

추진단은 그러면서 “기저질환의 악화로 인한 사망 가능성이 높고,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다른 추정 사망원인이 확인됐다”며 “예방접종 후 이상 반응과 사망과의 인과성이 인정되기 어려운 경우로 잠정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당국에 따르면 8명은 모두 요양병원 입원환자로 전부 뇌혈관계·심혈관계 질환과 고혈압, 당뇨, 뇌전증 등의 기저질환을 앓았다. 접종 이후 짧게는 15시간에서 길게는 3일이 지나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조사반은 뇌출혈이나 심부전, 패혈증, 급성간염 등이 사망에 이르게 한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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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예방접종피해조사반 평가대상 사례. 자료 질병관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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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관련 기저질환이 없었는데도 접종 후 급성 간 경변으로 사망한 사례가 있었는데 이에 대해서도 접종과의 가능성이 작을 거로 판단했다. 조용균 가천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뇌출혈에 의해 와병 상태에 있는 환자였고, 의사 표현이 원활하지 못한 환자였다”고 설명하면서 “백신에 의한 전격성 감염 형태 사망은 전 세계적으로도 보고된 사례가 없고, 이 환자도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갑자기 간염으로 사망한 건 “의사 표현이 원활하지 못해 병이 초기에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담도염에 의한 급성 패혈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8명 중 4명에 대해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부검이 이뤄지고 있어 2주 정도 지나 최종 결과가 나오면 추가 평가할 계획이다.

김중곤 예방접종피해조사반장(서울의료원 소아청소년과 과장)은 “8명의 사망환자는 요양병원에 입원해있어 대부분 기저질환으로 인한 사망이 어느 정도 설명됐다”며 “기저질환 진행에 대한 것이 정확하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인과관계를 확실히 하기 위해 가족들이 원하는 경우 부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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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주사기에 주입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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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추진단장(질병관리청장)은 “현재까지 신고된 사망 사례가 백신 제품 자체의 이상 등으로 인한 사망이 아니고, 기저질환과 연관된 사망일 가능성이 굉장히 높기 때문에 백신 접종을 중단할 정도의 사안은 아니다”라며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접종 중단 등의) 필요성이나 위험성은 계속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8일 0시까지 접종 후 사망했다고 신고된 사례는 누적 11건이다. 나머지 사례에 대해서도 추가로 조사반 회의를 열고 평가한 뒤 발표할 계획이다.

정은경 단장은 “사망 등 중증반응에 대해 시도의 신속대응팀과 예방접종피해조사반 등 전문가들의 철저한 검증과 의학적인 판단을 거쳐 인과관계에 대해 투명하게, 정기적으로 공개하겠다”며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인된 백신이니 과도한 불안감을 갖지 말고 순서대로 접종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중곤 반장도 “예방접종을 통해 면역력을 갖고 면역력을 통해 병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게 코로나 감염에서 이겨 내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경한 이상 반응은 많이 발생하지만, 중증도의이상 반응은 현재 아나필락시스 외에는 관찰되지 않고 있다. 안전도 면에서는 상당히 좋다는 것이 입증됐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들을 주저하지 말고 접종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8일 0시 기준 2047명이 신규로 접종해 누적 31만6865명이 접종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31만1583명, 화이자 백신 5282명이다.

예방접종 후 이상 반응으로 의심되어 신고된 사례는 사망 11건을 포함해 총 3915건이다. 전체 접종자의 1.2%(2.26~3.6)에서 의심사례가 신고된 건데 대다수(3866건)는 예방접종 후 흔하게 나타날 수 있는 두통, 발열, 메스꺼움, 구토 등 경미한 사례다. 33건은 아나필락시스 의심 사례였고, 경련 등 5건의 중증 의심 사례도 신고됐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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