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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광화문광장 西도로 폐쇄 첫 평일, 모범택시 기사도 진땀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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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동에서 경복궁역까지 막혀도 10분인데 오늘은 20분 넘게 걸렸네요."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공사로 서측도로(세종문화회관 앞)가 폐쇄된 8일, 광화문 인근 곳곳에선 교통체증과 혼선이 빚어졌다. 택시기사 유모씨는 "방금 한 손님이 효자동에서 여의도에 가려고 탔다가, 막힌다고 광화문역에 내려달라고 했다. 그런데, 광화문까지도 길이 막혀 결국 경복궁역에서 내렸다"고 했다.

광화문 광장 서측도로는 지난 6일부터 통행이 금지됐다. 정부서울청사로 들어가는 차량만 서측도로 진입이 가능하고, 다른 차량은 좀 더 직진해 동측도로를 이용해야 한다. 서측도로 폐쇄로 동측도로가 양방향 통행으로 바뀌면서 전체 주행차로는 기존 10차로에서 7차로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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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광장 서측도로가 폐쇄된 이후 첫 평일을 맞은 8일, 광화문 곳곳에서 교통체증·혼선이 빚어졌다. 권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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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로서 광장 방향 우회전 차량들 '혼란'



이날 오전 출근길에 동측도로는 원활한 흐름을 보였지만, 광화문 삼거리에서 광장 쪽으로 진입하는 우회전 차로는 차들이 꼬리를 물고 길게 늘어지는 등 정체가 이어졌다.

택시기사 김모(57)씨는 "원래 광화문 광장 쪽으로 우회전할 때는 대부분 무정차 통과했는데, 지금은 신호가 두 개나 있다 보니 차량정체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서측도로 폐쇄가 아직 사람들한테 충분히 인식이 안 된 상태라 더 혼선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교통통제를 맡은 모범운전자 김모(70)씨는 "우회전하려는 차량이 몰려 정신이 없다"고 혀를 내둘렀다.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원래 우회전 차량들이 정부서울청사 앞 두개 차로로 한꺼번에 많이 빠져나갔는데, 지금 상황에선 우회전 시 두 번의 신호를 받고 있어서 정체가 있다"며 "이전보다 5분의 1 정도로 통과 차량이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2주 정도면 교통 상황도 안정될 거라고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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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 일대 통행 체계 변경.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서울시 관계자와 종로경찰서 소속 모범운전자는 기존처럼 정부서울청사 앞 도로로 진입하려는 우회전 차량을 막느라 진땀을 뺐다. 서울시 관계자는 차량마다 "정부청사 가세요? 아니면 옆 차선 이용하셔야 합니다"라고 계속해서 안내했다. 종종 안내를 듣지 않고 무작정 진입하던 차량이 후진으로 돌아나가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정부서울청사와 외교부 사이 사직로 8길을 지나 광화문 서측도로로 우회전하려던 운전자들도 유턴해 돌아나갈 수밖에 없었다. 한 운전자는 "길을 막아 놓은 지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당분간 집에서 일찍 나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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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공사로 8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에서 차량들이 서쪽 도로 대신 광장 동쪽 도로에서 양방향으로 통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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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화회관 앞 정류장이 주한미국대사관 건너편으로 옮겨가면서 일부 시민들도 불편을 겪었다. 오전 8시부터 우회 도로를 안내하기 위해 배치된 보행 도우미 신모(60)씨는 "세종문화회관 앞 버스정류장이 사라졌다며 어디로 가야 하냐는 질문을 몇분이 했다. 예전부터 공지를 해왔어도 아직 모르시는 분들이 많아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평구에서 버스를 타고 왔다는 직장인 박모(38)씨는 "정류장을 옮긴 건 방금 내리면서 처음 알았다"며 "경복궁역 사거리에서 광화문 삼거리로 오는 데만 10분이 걸려서 왜 그런가 했다. 당분간은 집에서 조금 일찍 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류장은 출근 시간보단 퇴근 시간 혼잡이 더 우려되는 상황이다. 노병춘 서울시 도시교통실 버스정책과장은 "출근 시간대에는 시민들이 내리자마자 흩어져서 괜찮지만, 퇴근 시간에 광역버스를 타는 줄이 길어져 혼잡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공사 가림막을 뒤로 밀어서 인도 폭을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세종대로 전 구간 평균 속도는 25.2㎞였다. 지난주 같은 시간대에 비해 시속 2.5㎞가량 떨어진 수치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현장을 찾아 교통상황과 개편된 교통 체계를 점검하며 "교통체계가 바뀌면서 초반 혼란과 정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조속히 교통체계가 안정화 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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