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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이슈 윤석열 검찰총장

‘수직 상승’ 윤석열…‘태풍’ ‘거품’ 엇갈린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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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4일 사의를 표명한 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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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주자 선호도 1위에 오른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집권세력과 각을 세우며 검찰총장직을 사퇴한 그에게 반민주당 진영의 지지가 결집한 결과로 보인다. 하지만 급상승한 그의 지지율이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KSOI·리얼미터 모두 윤석열 대선 주자 1위 수직상승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교통방송>(TBS) 의뢰로 지난 5일 전국 유권자 1023명(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을 상대로 대선후보 적합도를 조사해보니, 윤 전 총장이 32.4%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월22일 실시한 같은 기관 조사에 견주면, 지지율 상승폭이 17.8%포인트(당시 14.6%)에 이른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 조사보다 2.1%포인트 떨어진 24.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0.4%포인트 내린 14.9%였다. 이어 홍준표 무소속 의원(7.6%), 정세균 국무총리(2.6%),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2.5%) 차례였다. 이번 조사는 윤 전 총장이 사의를 밝힌 다음날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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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윤 전 총장은 대선주자 선호도 1위를 기록했다. 리얼미터가 문화일보 의뢰로 지난 6∼7일 전국 유권자 1000명을 상대로 벌인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윤 전 총장은 28.3%의 선호도를 기록했다. 이 지사는 22.4%, 이 대표는 13.8%였다. 지난달 22∼26일 같은 기관 조사와 비교해보면 불과 열흘 만에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12.8%포인트 급등한 반면, 이 전 지사와 이 대표는 각각 1.2%포인트, 1.7%포인트 하락했다. 윤 총장의 급부상으로 열흘 전 10%포인트 이상 벌어졌던 범여권 주자(45.1%)와 범야권 주자(45.2%)의 선호도 총합도 팽팽해졌다(여론조사와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보수 기대 모인 윤석열, 중도 확장 가능?


윤 전 총장의 지지도 상승은 총장직을 사퇴한 그를 확실한 야권의 대선 주자로 인식한 보수층의 결집이 결정적이었다. 공직을 떠난 윤 전 총장이 정계로 진출할 것이란 기대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두 여론조사 모두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국민의힘 지지층 △대통령 국정 수행 부정 평가층 △보수성향층 △50대와 60살 이상 △서울 △대구·경북 등에서 전국 평균보다 높게 나왔다.

주목할 지점은 중도층에서도 윤 전 총장이 여권 주자들을 누르고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를 보면, 중도층에서 35%가 윤 전 총장을 지지한다고 응답해, 이 지사(23%)와 이 대표(13.8%)를 앞섰다.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중도층의 윤 총장 지지율이 31.3%로 가장 높았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지금처럼 국민의힘과 거리를 둔 채 현안에 대해 정의와 공정에 입각한 발언을 한다면 중도 확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윤석열 지지율 어디까지? 전문가 의견 분분


윤 총장의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이번 지지율 상승은 윤 전 총장이 정치를 할 지 안 할지 불확실성이 있었는데 그게 사라지면서 나타난 ‘컨벤션’ 효과에, 한국주택토지공사 의혹이 공정의 문제로 비화하면서 윤 전 총장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진 결과”라고 진단했다. 윤 실장은 “정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거품이 빠지는 부분도 있겠지만 정계개편 전인 4·7 재보선까지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반면 이번 상승세가 상승이 반짝 컨벤션 효과에 불과하다는 전망도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사의 파동 등으로 언론 노출 빈도가 올라가면서 높은 지지율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치’의 요체가 입증되지 않는 한, 지금의 지지율은 호기심 내지는 기대감에서 오는 ‘반짝 효과’로 봐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윤석열 정치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면, 반기문 전 총장처럼 급격하게 하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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