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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부자들 52% "부동산, 올해 나쁠 것"(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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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경영연구소 2100명 부자 리포트 발표

부동산 고액자산가 29%는 "부동산 비중 축소 계획"

주식 투자와 해외 자산 투자에 관심 더 커져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부자들의 머릿속에 부동산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부쩍 많아졌다. 부동산 비중이 높은 고액 자산가들은 적극적으로 부동산 비중을 줄이겠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반면 지난해 주식투자로 재미를 본 부자들은 올해도 주식시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하나은행 PB서비스를 이용하는 2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1 코리안 웰스 리포트’를 8일 발표했다. 금융 자산 10억원 이상(부자)인 700명과 금융 자산 1억원 이상(대중부유층) 1400명이 설문에 응했다. 조사는 지난해 12월 한달간 무기명으로 실시했다.

부자들 “올해 부동산 경기 안 좋을 것”

부자와 대중부유층은 올해 부동산 경기가 작년보다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2%가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17%만이 긍정이었다. 대체로 현재의 자산 포트폴리오는 유지하겠다는 응답이 많았지만, 부동산 자산이 50억원 이상인 부동산 고액자산가들의 경우 29%가 부동산 비중을 줄이겠다고 대답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측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이 여전히 확고하고 관련 세금 부담이 가중되면서 부동산 보유가 많은 부자들을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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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국 주택매매거래 총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등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른 점도 영향을 미쳤다. 전국 주택 매매 가격은 지난 한 해에만 8.3% 올랐다. 서울과 수도권 뿐 아니라 비규제지역으로까지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을 키웠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까지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올해 부동산 경기는 더 가라앉을 전망이다. 부자들은 공실 발생 리스크 등을 이유로 상업용 부동산 투자를 고려하지 않고 있거나(40%), 향후 추이를 보고 결정하겠다(30%)는 유보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이수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부자들과 대중부유층들은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자산 재분배에 유보적인 생각이 강한 것 같다”면서 “부동산보다는 금융자산으로 관심이 옮겨온 경향이 뚜렷해졌다”고 말했다.

주식 투자에서는 재미 본 부자들

지난해 부자들은 주식 투자를 통해 목표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금융자산 투자 수익률은 5% 미만에 그쳤다는 응답이 많았으나(40%)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비율은 전년보다 17%포인트 감소했다.

10% 이상 고수익을 거뒀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년대비 상승했다. 10% 이상 고수익을 거뒀다고 응답한 비율은 대중부유층이 21%, 부자가 23%였는데. 이들은 대부분 주식 직접투자(39%)와 주식형펀드(13%) 덕분이라고 응답했다.

반면 10% 이상 손실을 기록한 응답자들에게도 주식 직접투자(25%)는 부정적인 영향을 준 금융자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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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올해에도 주식 투자에 대한 긍정적 인식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주식 직접 투자에 대한 부자들의 선호도는 12%에서 36%로 늘었고, 주식형 펀드에 대한 선호도는 14%에서 21%로 늘었다. 부자들 상당수(62%)가 주식 투자를 하고 있었으며 코로나19 이후 주식 투자 비중을 늘렸다.

다만 대출을 받아 투자한 비중은 4%에 불과했다. 대부분은 본인이 갖고 있는 현금으로 주식 투자를 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측은 위험자산에 대한 부자들의 신중한 투자 성향을 엿볼 수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서 부자들은 해외 주식 투자에 대해서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부자들은 외화예금(55%, 복수응답)과 외화현금(50%, 복수응답)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해외주식(25%, 복수응답)와 외화ETF(10%, 복수응답)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었다.

정기예금·단기상품 선호도 여전

부자들은 주식을 선호하면서도 은행 정기예금과 단기금융상품도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들 자산은 주식과 비교해 안전 자산이면서 예비성 자금 상품으로 분류된다. 2019년이나 2020년과 비교하면 단기금융상품에 대한 투자 빈도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은행정기예금과 MMDA, MMF, CMA 등은 여전히 선호 자산 수위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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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지수연계형 상품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인식을 보였다. 주가연계상품(ELS)와 파생금융연계상품(DLS) 등에서 각종 금융사고가 터졌기 때문이다. 지수연계 상품을 줄이겠다고 응답한 부자들은 38%에 달했다.

이수영 연구위원은 “단기금융상품과 예금의 비율을 일정 부분 유지하면서, 국내 및 해외주식, 지수연계상품, 주식형 펀드 투자를 통해 적극적으로 수익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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