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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EPL 역사 새로 쓴 토트넘 ‘배트맨과 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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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케 올 시즌 EPL 14번째 골 합작

9호 어시스트, 케인 헤딩골 도와

시어러·서턴 기록 26년 만에 깨

‘KBS 트리오’ 위력, 토트넘 3연승

중앙일보

올 시즌 리그 14번째 골을 합작하고 기뻐하는 손흥민(왼쪽)과 해리 케인.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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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EPL) 28라운드 토트넘-크리스털 팰리스전 후반 31분. 손흥민(29)이 원터치로 연결한 공을, 해리 케인(28·잉글랜드)이 방아 찧듯 헤딩슛으로 마무리했다. 손흥민과 케인은 나란히 서서 비디오 판독(VAR) 결과를 지켜보다가 득점이 인정되자 활짝 웃었다.

‘손-케 듀오’가 2020~21시즌 EPL에서 합작한 14번째 골이다. 1994~95시즌 블랙번 로버스의 앨런 시어러-크리스 서턴이 기록한 한 시즌 최다 합작 골 기록(13골)을 26년 만에 경신했다. 영국 매체들은 이 소식을 일제히 전했다. 풋볼 런던은 “시어러-서턴을 제치고 EPL의 작은 역사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토트넘은 인스타그램에 ‘히스토리 메이커’라고, 팬들은 ‘역대 최강 듀오’, ‘배트맨과 로빈’이라고 적었다.

EPL 통산 기록을 보면 ‘손-케 듀오’는 2015년부터 34골을 합작했다. 역대 최다인 36골의 프랭크 램파드(잉글랜드)-디디에 드로그바(코트디부아르·이상 42)에 2골 차로 따라붙었다. 램파드와 드로그바는 2004년부터 8시즌 간 첼시에서 함께했다. 미드필더 램파드가 코너킥이나 프리킥을 올리고 스트라이커 드로그바가 헤딩으로 마무리하는 게 주요 득점 루트였다. 드로그바가 몸싸움 끝에 내준 공을 램파드가 중거리슛으로 마무리하기도 했다. 드로그바는 램파드 도움으로 24골을 넣었고, 램파드의 12골을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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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과 케인은 2015년부터 6시즌째 토트넘에서 함께하며 ‘텔레파시 듀오’로 불린다. 올 시즌 손흥민은 케인의 도움으로 9골을 넣었고, 케인의 5골을 도왔다. 다만 1990년대 시어러-서턴, 2000년대 램파드-드로그바 시절과 달리, 최근 EPL에서는 최종 패스 대부분을 도움으로 인정하는 등 어시스트 규정이 관대해졌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이 기록을 이슈화하려는 마케팅 측면도 있다. 그렇다 해도 ‘손-케 듀오’의 합작 골이 위대한 기록인 건 틀림없다. 올 시즌 EPL은 11경기나 남아있어 램파드-드로그바 기록도 충분히 깰 수 있다.

‘램파드-드로그바 콤비’와 ‘손-케 듀오’의 주요 득점 루트는 좀 다르다. 장지현 해설위원은 “윙어 손흥민이 좌우 측면을 흔들어주고 공격수 케인이 마무리하거나, 케인이 상대 수비수를 달고 내려와 침투 패스를 찔러주면 손흥민이 수비 뒷공간으로 전력 질주해 골을 넣는다”고 분석했다. 장 위원은 “10라운드 이후 상대 수비진이 패턴을 인지하고 따라 나오지 않으면서 둘의 합작골이 주춤했다. 최근 개러스 베일(32·웨일스)이 살아나면서 상대 견제가 분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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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14골을 합작한 손흥민과 케인 듀오. [사진 토트넘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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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손흥민과 케인이 골을 합작한 건 1월 2일 리즈 유나이티드전 이후 두 달 만이다. 손흥민은 리그 9호 도움(13골)을 기록, 두 시즌 연속 10(골)-10(도움)을 예약했다. 케인은 이날 2골·2도움으로 맹활약했다.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서 임대된 뒤 한동안 부진했던 베일도 멀티골을 터트렸다. 손흥민, 케인과 함께하며 부활하고 있는 베일은 최근 6경기에서 6골·3도움을 기록했다.

이날 2골을 모두 케인 어시스트로 넣은 베일은 “케인은 환상적이고 대단한 공격수”라고 칭찬했다. “손흥민과 케인 둘 사이에 끼어들었는데, 소니(손흥민)는 괜찮나”라는 장난 섞인 질문에 베일은 “소니는 괜찮다. 모든 선수가 득점을 원하는데, 중요한 건 팀 승리”라며 웃으며 대답했다. 토트넘의 ‘KBS(케인·베일·손흥민) 트리오’는 이날 공격 포인트 7개를 합작했다.

4-1로 크게 이긴 토트넘은 3연승을 달리며 6위(13승 6무 8패·승점 45)로 두 계단 점프했다. ‘KBS 트리오’가 호흡이 맞아 들면서 파괴력이 커졌다. 토트넘도 본격적인 순위 싸움에 뛰어들 전망이다. 토트넘은 4위 첼시와 승점 차가 2다. EPL에서는 1~4위 팀이 다음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한다.

토트넘은 12일 오전 5시 홈에서 디나모 자그레브(크로아티아)를 상대로 유로파리그 16강 1차전을 치른다. 이어 15일 EPL 경기에서는 아스널과 ‘북런던 더비’를 벌인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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