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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연일 매도에 들끓는 여론…국민연금 '투자허용범위' 손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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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 올해 13조 순매도…개인투자자 반발 계속

계획대로라면 2025년 국내주식 비중 15%로 축소

투자허용범위 확대 등 방안 검토할 것으로 보여

[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연일 매도세를 이어가면서 동학개미의 원성을 사고 있는 국민연금이 ‘리밸런싱’(자산비중 재조정)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직접적으로 포트폴리오에서 국내주식 비중을 늘릴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민연금이 중기 자산배분계획에서 2025년 국내주식 비중을 15% 수준까지 줄이기로 해 놓은 상태여서 직접적으로 비중을 확대하는 방식의 손질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론을 무시하기도 힘든 만큼 투자허용범위를 조정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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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자산배분계획 (그래픽=이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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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만 13조 던진 연기금…국민연금, 리밸런싱 검토

국민연금을 향한 동학개미 반발이 거세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가 지난 4일 국민연금의 과매도를 비판하며 시위를 하는 등 연기금 매도세로 개인투자자가 피해를 본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연기금은 코스피 시장에서 올해 누적 13조3313억원을 내던졌다. 지난해 12월 24일부터 47거래일 연속으로 최장기간 매도세다.

국민연금이 목표 포트폴리오상 국내주식 비중을 맞추기 위해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어 일부 개인투자자는 국민연금이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논란이 이어지자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다음 기금운용위원회에서 리밸런싱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연금 기금위 산하 투자정책전문위원회는 이와 관련해 중기 자산배분계획 논의 테이블에 국내주식 비중 관련 안건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중기 자산배분계획안과 다음연도 국민연금 기금운용계획은 매년 5월 기금위에서 확정된다.

다만 지난해 기금운용계획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목표 비중을 지난해 말 17.3%에서 올해 말 16.8%, 2025년 말 15% 내외로 점차 줄여가는 밑그림을 그려놨다. 이 때문에 현재 여론을 고려하더라도 국민연금이 국내주식 목표비중을 확대 조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주식 축소 계획 트는 대신 허용범위 늘릴 수도

이 때문에 목표 비중 대신 목표 비중에 적용하는 자산군별 투자허용범위를 확대하는 방안 등이 검토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지침에 따르면 국내주식의 투자허용범위는 ±5%포인트다. 올해 국내주식 목표 비중이 16.8%지만 투자허용범위를 고려하면 실제 보유 가능한 범위는 더 늘어난다.

투자허용범위는 전략적 자산배분(SAA) 허용범위 ±2%포인트와 전술적 자산배분(TAA) 허용범위 ±3%포인트로 나뉜다. 비중이 SAA 허용범위 내에 있을 때는 목표 비중으로 간주하지만 여기에서 벗어나면 기금운용본부가 전략적으로 TAA 범위 내에서 전술적으로 비중 조정에 나설 수 있다.

하지만 투자허용범위를 확대하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운용역의 재량권이 커지면서 인력 부족 문제와 맞물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 상황에 따라 주식 비중을 현재보다 더 늘리거나 줄일 수 있는데 이 경우 개별 운용역의 능력이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덩치를 생각하면 국내주식 비중이나 투자허용범위가 늘어났을 때 운용역의 커버리지도 넓어지게 된다”며 “지금도 국민연금이 인력 부족 얘기가 나오는데 재량권을 늘리는 게 맞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19년도 국민연금 기금운용 성과평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도 수익률 11.34% 가운데 대다수인 10.86%는 기금위 차원에서 결정한 SAA에 따른 것으로, TAA에 따른 수익률은 0.14%에 불과했다. 나머지 0.36%는 자산선택 효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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