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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윤석열 ‘바람’-이재명 ‘확장성’-이낙연 ‘결집력’이 승부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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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D―365]예측불허 ‘변동성 장세’ 지속

동아일보

8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 사진)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운데 사진)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제치고 대선주자 지지율 1위에 오르면서 1년 앞으로 다가온 대선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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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통령 선거가 9일로 정확히 1년 앞으로 다가왔지만 대선 구도는 더 짙은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징계 정국’을 지난 뒤 10%대로 내려앉았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주자 지지율은 사퇴한 직후 8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선 최고치를 경신하는 결과들이 잇따라 나왔고, 여야의 정당 지지율도 한 주를 걸러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 과거 대선과 비교할 때 이례적인 ‘변동성 장세’가 지속돼 예측불허의 경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여야 화들짝 놀란 ‘윤석열 효과’

지난주 윤 전 총장 사퇴 파동과 대선 출마 가능성을 놓고 기싸움을 벌였던 정치권은 이날 수직 상승한 윤 전 총장의 대선주자 지지율을 놓고 원인 분석에 들어갔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윤 전 총장 사퇴 다음 날(5일) 실시한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선 윤 전 총장이 32.4%를 얻어 직전 조사(14.6%)의 두 배 이상으로 지지율이 올라갔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문화일보·리얼미터가 6, 7일 실시한 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도 윤 전 총장이 28.3%, 이재명 경기지사는 22.4%로 나타났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지만 내부에선 “악재에 대응해야 한다”는 반응도 나왔다. 강훈식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본인을 검증하며 떨어지는 것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윤 전 총장이 별의 순간을 잡은 것같다”고 평가하면서도 “(지금은) 당장 만날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 이재명 ‘반문 확장’ vs 이낙연 ‘친문 결집’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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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년을 기점으로 한 여론조사들에선 이재명 경기지사의 확장성과 민주당 이낙연 대표에 대한 표의 결집력이 변수로 떠올랐다. KSOI 조사에서 이 지사는 전체 지지율은 2위(24.1%)였지만 지역별로 대구경북 지지율(18.6%)이 오히려 직전 조사(12.5%)보다 크게 올라갔다. 호남 지역 지지율(35.2%)이 가장 높은 이 대표는 ‘윤석열 변수’가 몰아치는 와중에도 지난 조사에 비해 친문(친문재인) 지지층(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답변자) 결집 양상(25.9%→34%)이 더 나타났다. 여권 관계자는 “향후 이 지사가 비문(비문재인), 반문(반문재인)으로의 확장을 얼마나 하느냐, 이 대표가 확실한 친문 및 호남주자로 자리매김하느냐가 대선판의 핵심 변수”라고 분석했다.

또 신흥 친문 주자가 부상하지 않고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유지된다면, 이 지사와 이 대표 투톱 간에 막판 문심(文心)을 얻는 사람이 승리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친문과 비문의 제휴와 결합이 4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얻은 윤 전 총장의 ‘바람’을 차단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특히 윤 전 총장의 중도층 지지율은 1월 같은 조사에선 13%였지만 이번 조사에선 35%로 급등하기도 했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윤 전 총장의 뚜렷한 저항 메시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의 신도시 땅 투기 의혹 등 전국적 상황이 가져온 시너지 효과”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이런 지지율 구도가 지속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균형추가 한쪽으로 급속하게 쏠릴 가능성이 높고, ‘정치 초보’인 윤 전 총장이 정계에 연착륙할지에 대한 의구심이 많아서다. 김 교수는 “여권 주자가 뚜렷한 자기 메시지를 내놓고 윤 전 총장이 본인의 새로운 이미지를 유지하지 못한다면 대선 구도는 얼마든지 요동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주영 aimhigh@donga.com·유성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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