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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테슬라가 선도하고 현대차도 공들이는 이 기술… 소프트웨어 무선 업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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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이 올해 여름부터 자사의 전기차 ID.3와 ID.4에 소프트웨어 무선 업데이트(OTA·Over The Air)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최근 밝혔다. 이번 OTA를 통해 폭스바겐 차량은 내비게이션부터 충전패턴, 자율주행 기능 업그레이드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볼보 또한 최근 전기차 C40 리차지를 선보이며 OTA가 도입될 것을 예고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시대를 준비하며 OTA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OTA는 전자기기를 유선이 아닌 무선으로 업데이트하는 기술이다.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이 새로운 소프트웨어 버전이 나오면 자동으로 업데이트하는 것처럼, 차량도 내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나 내비게이션 등 전자장치(ECU·Electronic Controller Unit)를 무선으로 업데이트하는 것이다. 또 새로운 기능을 차량에 추가하거나 기존 성능을 변경할 수 있어 나라마다 각기 다른 안전기준도 쉽게 충족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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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 연구원들이 ‘커넥티드 카 인공지능 음성인식 기술’을 자동차에서 테스트하는 모습. /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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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기능이 발전을 거듭하면서 OTA는 더 중요해지고 있다. OTA는 단순히 소프트웨어만 향상 시킬 뿐 아니라 주행거리나 가속능력 등 펌웨어(하드웨어)까지 업그레이드한다. 자율주행은 아직까지 완전히 자리잡지 못해 새로운 버전과 기능들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 OTA를 활용하면 이미 출고된 차량의 내부 부품도 최신버전의 주행보조기능을 탑재하도록 업데이트할 수 있다. 일부 브랜드는 이미 출고된 차량의 OTA를 통해 차선 변경이나 추월, 속도 제어 등 주행보조기능과 디지털 콕핏(운전석·조수석 전방 영역)의 기능을 꾸준히 업데이트하고 있다.

테슬라가 전기차 돌풍을 일으킬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도 OTA다. 테슬라는 현재까지 전기차 중 소프트웨어부터 펌웨어까지 완전한 OTA가 유일하게 가능한 완성차브랜드다. 테슬라는 실시간 OTA를 통해 기존 장치들의 문제를 보완하고 새로운 기능을 정기적으로 제공하면서 차량 상품성을 최신버전으로 유지한다. 이때문에 테슬라는 중고 매물이 적고 가격도 급격하게 낮아지지 않는다.

테슬라는 과거에 OTA 기능을 통해 수차례 주목을 받았다. 2018년 미국 컨슈머리포트가 테슬라 모델3의 제동거리(46.3m)가 럭셔리 콤팩트 세단의 평균치보다 6.4m나 열악하다고 지적하자, 2주 뒤 테슬라는 OTA 업데이트를 통해 제동거리를 6m 감소시켰다. 2017년 미국 플로리다주에 허리케인이 불어닥치자 테슬라는 해당 지역 주민의 테슬라 차량의 가용 배터리 제한 80%를 OTA를 통해 해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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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3. /비즈니스인사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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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의 OTA는 모터, 배터리, 제동·조향장치 등 각종 ECU를 통합해야하기 때문에 스마트폰 등 타 전자기기보다 훨씬 까다롭다. 또 자동차의 안전성은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통신시스템에서 해킹 등 보안 문제가 발생하거나 업데이트 후 수많은 부품 중 하나라도 오류가 있어서는 안된다. 자동차의 경우 운행 중인 상황에서도 용량이 큰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다운받아야 해, 전원을 끄고 켜기가 쉬운 다른 기기보다 OTA 적용이 어렵다.

국내의 경우 전자제어장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는 자동차 정비업에 해당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위해서는 정비소를 방문하거나 USB메모리 또는 SD카드에 소프트웨어를 내려받아 차에 연결시켜야 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의가 민간 샌드박스에 OTA 서비스를 포함하며, 현대차(005380)그룹과 르노삼성자동차에 대해서는 차량 OTA를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한국GM과 쌍용차(003620)는 샌드박스 신청을 하지 않았다.

미래차를 준비하는 완성차 업체들은 OTA 고도화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포드는 올해 1월 출시한 머스탱 마하-E를 대상으로 OTA를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도요타와 닛산은 연내에 OTA 기능을 장착한 렉서스LS와 아리아를 각각 출시할 예정이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2023년까지 모든 차종에 OTA를 탑재한다고 발표했으며 메르세데스-벤츠 등을 포함한 다임러 그룹은 2024년 출시하는 자율주행차에 차세대 OTA를 장착한다고 밝혔다.

현대차도 지난해 말 최고경영자 인베스터데이를 통해 올해부터 OTA 기능을 추가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아직 구현하지 못한 상태다. 얼마전 출시된 아이오닉5에 향상된 OTA가 탑재될 것인지가 관심을 모았지만, 네비게이션 무선 업데이트 수준에 그쳤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부터 레벨 2 수준의 부분 자율주행 기술에 OTA 업데이트 기능을 추가해 2022년부터 레벨 3 수준의 부분 자율주행 기술을 양산차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서연 기자(mins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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