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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2·4대책에도 경매 시장서 인기끄는 빌라…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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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빌라거래량, 1월 대비 반토막…가격 상승폭도 줄어

반면 경매 시장서는 빌라 인기 급등…가격 영향으로 풀이

다만 유의할 필요 있다는 지적도…"입지 따져봐야"

이데일리

서울 송파구 빌라와 다세대 주택 밀집 지역.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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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나리 기자] 서울 강북구 번동에 있는 한 다세대 주택은 지난달 8일 진행한 경매에서 응찰자 46명이 몰린 끝에 매각가 2억5000만원대에 낙찰됐다. 감정가는 8700만원으로, 매각가율이 288%에 달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있는 한 연립주택도 2월 16일 진행한 경매에서 응찰자를 20명이나 모았다. 이 주택 역시 감정가(6억700만원)보다 1억원 이상이 높은 7억7770만원에 매각됐다. 매각가율은 128%이었다.

2·4대책 발표 이후 빌라 매수세가 꺾이고 있지만 경매 시장에선 인기가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등이 메리트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2월 5일부터 매입한 주택이 공공 주도로 개발될 경우 현금청산 당할 수 있는 만큼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7일 기준 올해 2월 빌라 거래량은 3083건으로 집계됐다. 5845건이었던 1월 거래량에 비해 반토막 수준이다.

서울 빌라 거래량이 줄어든 것은 정부의 2·4대책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2월 5일부터 매수한 주택이 추후 공공 주도 개발 지역에 포함될 경우 우선공급권을 주지 않고 현금청산하기로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개발사업지를 공개하지 않으면서 불확실성이 커져 빌라 거래가 쪼그라들었다. 빌라 가격도 상승폭을 줄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2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다세대 주택을 포함한 서울 연립주택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0.41%에서 0.29%로 하락했다.

그러나 경매 시장에선 오히려 빌라 인기가 전보다 더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2월 경매시장에서 서울 빌라 평균 낙찰가율은 93.1%로 전월(85.1%) 대비 8%포인트 급등했다. 이는 2016년 7월 기록한 93.2% 이후 4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경매가가 시세보다 저렴한 게 가장 큰 이유로 분석된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경매를 통하면 빌라를 시세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현금청산을 당하더라도 손해가 덜하거나 이익이 남을 수 있다는 판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빌라 거래를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 소장은 “구체적인 조건들이 다 나오진 않았지만, 공공주도 복합개발사업에 해당하는 역세권 개발 사업만 해도 일단 웬만한 곳들은 사정권 안에 들어갈 수 있다”며 “대체로 지금 빌라를 매입하는 사람들은 2·4대책에 대해 잘 모르거나 막연히 긍정적으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사업 강행을 예고한 만큼 현금청산 위험을 피하기 위해선 민간 재개발 추진 여부 등 빌라 입지를 꼼꼼하게 따져 매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여경희 부동산114 연구원은 “정부가 2·4대책으로 발표한 사업 중에서 역세권·저층주거지·준공업지역 내 빌라 등을 포함하는 공공주택 복합 사업은 앞으로 3년간 한시적 적용이고 공공 직접 시행 정비사업은 무기한 적용이기 때문에 당장 빌라 거래가 늘어날 여지는 거의 없다고 본다”며 “오히려 개발 구역으로 발표된 곳의 거래만 더 얼어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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