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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LH신입사원 "이걸로 해고돼도 땅수익이 평생 월급보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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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 LH홍보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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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한 신입 직원이 사내 메신저를 통해 차명으로 땅을 사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이걸로 해고돼도 땅 수익이 평생 월급보다 많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LH 직원들의 투기가 공공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8일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신입사원으로 들어온 정모씨는 LH 직원들이 회사 안에서 쓰는 사내 메신저를 통해 불법적인 투기 정황이 담긴 이야기를 나눴다.

공개된 메신저 내용에 따르면 정씨는 "대구 연호지구는 무조건 오를 거라 오빠 친구들과 돈을 모아 공동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며 "본인이나 가족 이름으로 LH 땅을 살 수 없어 명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씨가 언급한 대구 연호지구는 지난 2018년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된 이후 LH 직원들이 이 땅을 살 수 없다.

그런데도 정씨는 "이걸로 잘리게 돼도 어차피 땅 수익이 회사에서 평생 버는 돈보다 많다"며 불법 투기 이유를 설명한다.

정씨는 "관리처분인가를 안 받은 곳이 돈이 적게 든다"며 다른 재개발 지역을 추천하기도 했다.

메신저 대화를 할 당시 정씨는 입사한지 6개월된 신입사원으로, 대구경북지역본부 토지판매부에서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투자했다면 자신의 업무에서 얻은 정보를 부당하게 이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매체의 설명이다.

LH 직원 A씨는 "차명 투기나 사전 투기는 암암리에 상당해서 회사 안에서는 전혀 이상하지 않은 분위기"라며 "가족이 아닌 지인 명의로 차명 투기하는 직원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정씨는 매체와의 통화에서 "그런 이야기를 했을 순 있지만 농담으로 한 말"이라며 "연호지구를 매매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커지자 일각에서는 정부 합동수사본부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차명 거래 수사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A씨는 "3기 신도시만 주목받는데 신도시에 직접 투자하는 직원은 적고, 신도시 인근에 차명으로 산 케이스가 많아서 사실 이걸 조사해야 된다"고 말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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