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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미군 女 전투사령관 연달아 지명…"트럼프 거부할까봐 승진 늦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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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클린 반 오보스트(바이든 대통령 왼쪽) 공군 대장과 로라 리처드슨(바이든 대통령 오른쪽) 육군 중장과 함께 8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으로 들어오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보스트 대장과 리처드슨 중장을 각각 수송사령관과 남부사령관에 지명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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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성의 날인 8일(현지시간) 미군 역사상 두 번째와 세 번째 여성 전투사령관 지명자가 한꺼번에 탄생했다. 수송사령관에 낙점된 재클린 반 오보스트 공군 대장과 남부사령관에 지명된 로라 리처드슨 육군 중장이 주인공이다.

8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지명식을 열고 "이들은 대단히 뛰어난 자질을 가진 전사이자 애국자"라며 "우리는 이런 여성들이 유리천장을 깨뜨리며 성취를 이루는 것을 지켜보고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군의 첫 여성 전투사령관은 2016~2018년 북부사령관을 지낸 로리 로빈슨이다.

오보스트 대장은 43명의 미 4성 장군 가운데 유일한 여성이다. 상원 인준이 통과되면 미군의 전세계 수송을 총괄하는 운송사령부를 이끌게 된다. 리처드슨 중장은 3성 장군으로 텍사스주의 안토니오 합동 기지에서 라틴 아메리카 지역의 미군을 총괄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뉴욕타임스(NYT)는 '국방부 간부들이 지난해 가을, 이들의 승진을 일부러 늦추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유는 "두 군인의 경력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여성에 대한 편견을 드러내 온 도널드 트럼프이 이들의 임명을 탐탁지 않아 할 가능성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마크 에스퍼 당시 국방장관과 마크 밀리 합참의장의 결정이었다.

에스퍼 전 장관은 NYT에 "그들은 직무에 가장 적합한 장교였기 때문에 명단에 오른 것"이라며 "백악관의 누군가가 내 추천을 문제 삼거나 국방부가 정치적 결정을 했다고 판단해 이들의 승진을 무산시키길 바라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시 에스퍼 전 장관은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군을 투입하는 문제를 놓고 트럼프와 대립하며 '미운털'이 박혀 있는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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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재클린 반 오보스트 대장과 로라 리처드슨 육군 중장을 각각 수송사령관과 남부사령관에 지명한다고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뒤에 오보스트 대장(왼쪽)과 리처드슨 중장(오른쪽) 서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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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에스퍼의 선택을 놓고 군 인사들 간 논쟁도 벌어졌다고 NYT는 전했다.

지난해 6월 군을 떠난 알렉산더 빈드만 중령은 국가 안보 블로그인 로페어에 "국가의 중요 직책 임명 과정을 (군 통수권자에게 숨길 것이 아니라) 드러내서 트럼프와 싸웠어야 했다"며 "군 내에서 질서와 규율을 지킨다는 게 어려운 논쟁을 피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반면 국방부의 결정을 지지하는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에스퍼 당시 장관과 국방부의 결정에 매번 반대했고 여성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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