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준(왼쪽부터), 정상빈, 조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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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세 이하 의무출장 규정(이하 U-22룰)’은 한국프로축구 K리그가 유망주 육성을 위해 2013년부터 시행해온 제도다. 정착과정에서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베테랑 중심의 K리그에서 새로운 피를 돌게 하는 긍정적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런데 올시즌 초반 ‘U-22룰’이 다시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올 시즌 교체인원을 3명에서 5명으로 늘리면서 이를 U-22룰과 연계한 영향이다. 구단들이 5명의 교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경기 중 2명의 U-22 선수를 기용해야 한다. 선발 라인업에 한 명만 이름을 올리면 됐던 지난해보다 훨씬 강화된 규정이다.

이 규정을 지키기 위해 시즌 초반 K리그 그라운드에서는 일대 소동이 벌어졌다. 일부 구단은 U-22 선수 2명을 선발 출장한 뒤 10여분만 뛰게 한 뒤 일제히 교체하기도 했고, 리그 선두 전북은 지난 FC서울과의 개막전에서 최근 2시즌간 전경기 출장했던 골키퍼 송범근을 U-22 선수인 김정훈과 경기 중 교체하기도 했다. “규정만 지키기 위해 짧은 시간 억지로 기용하는 것이 과연 어린 선수의 성장에 도움이 되겠느냐”라는 볼멘소리도 일부 나왔다.

그러나 일단 어린 선수들이 기회를 받자 그중에서 자연스럽게 빛나는 선수들이 나타났다. 이 중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수원 삼성의 정상빈과 울산의 김민준(21)이다. 지난 1월 고등학교를 졸업한 19세 신예 정상빈은 프로데뷔전이었던 지난 17일 포항전에서 데뷔골을 터뜨리더니 21일 FC서울과의 경기에서도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특히, ‘슈퍼매치’라는 중압감 큰 경기에서 베테랑 수비수 김원균과 황현수를 제치고 원더골을 만들며 순식간에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으로 올라섰다.

울산의 2년차 김민준도 특별한 재능으로 팬들을 사로잡았다. 리그 데뷔 두 번째 경기 만인 지난 6일 광주와의 리그 2라운드 경기에서 천금 같은 결승 득점으로 데뷔골을 장식했고, 4라운드 포항전에서도 골을 기록했다. 울산의 스타선수들 사이에서 주눅 들지 않고 존재감을 발휘해 홍명보 감독에게도 벌써부터 눈도장을 받았다.

여기에 수원FC의 조상준(22)과 성남FC의 이중민(22)도 나란히 데뷔골을 맛봤다. 이와 함께 지난 시즌 신인왕이지만 여전히 U-22 자격을 보유 중인 송민규(22·포항)가 벌써 3골을 터뜨렸고, 전북의 이성윤(21)도 득점을 만들어내는 등 주목받는 젊은 자원들이 속속 튀어나오는 중이다. 6라운드까지 U-22 선수들이 13골을 넣어 리그 전체 득점의 무려 15.4%를 점유했을 정도다.

U-22 선수들의 활약은 시즌이 거듭할수록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올 시즌 코로나19 영향으로 다수의 주중경기가 편성되는 등 일정이 빡빡해 시즌 중반 이후로는 주전의 체력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U-22 선수들을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당장 A매치기간이 끝난 뒤 2일부터 재개되는 K리그 7라운드에서 이들의 비중은 훌쩍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우려 속에 치러진 일본 원정 이후 각 팀들이 대표팀에 소집됐던 주축들의 출장에 조심스러운 탓으로, 이번 주말에는 그 어느 때보다 K리그 그라운드에 ‘젊은 피’가 들끓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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