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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바뀌고 있다’고 했지만… 정권 심판 매서운 민심 확인한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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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세현장 갈 때마다 바람의 속도가 바뀌고 있다’(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3%(포인트) 내외의 박빙 승부를 오래 전부터 예측했다’(이낙연 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

선거전 막판까지 더불어민주당이 이런 긍정적인 메시지를 적극 발신했지만 ‘효과’는 없었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 시한 직전 조사된 민심과 이번 서울, 부산 보궐선거 결과는 큰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생태탕’으로 얼룩진 네거티브에도 문재인정부를 심판하겠다는 매서운 민심만 재확인한 꼴이 됐다. 정치권에선 부동산 문제, 공정 이슈에 대한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사과와 성찰이 없다면 2030세대마저 등을 돌린 민심 이반을 쉽게 막기는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서울 보궐선거 개표 결과와 여론조사 공표 금지 시한 직전인 지난달 말 이뤄진 여론조사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개표 결과를 보면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당선자는 279만8788표(57.5%)를 얻어 박영선 민주당 후보(190만7336표, 39.18%)를 18.32%포인트 차로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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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 마련된 상황실에서 4.7 재보궐 선거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확인 후 굳은 표정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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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 31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확인된 민심이 그대로 이어진 셈이다. 실제 중앙일보 입소스조사에서 오 당선자 지지율은 50.4%, 박 후보는 35.4%로 15%포인트차였고, 한겨레신문과 케이스탯리서치 조사에서 오 당선자(54.4%)와 박 후보(33.5%)의 차이는 18.9%포인트였다.

마지막 여론조사가 개표 결과까지 그대로 이어진 것은 정부 여당을 심판하고자 하는 민심이 그만큼 강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선거 유세 기간 동안 박 후보는 오 당선자의 ‘내곡당 땅 셀프보상’ 의혹을 제기한 뒤 수위를 점차 높여갔다. 이 과정에서 선거 이슈는 서울 시민들의 삶을 개선할 정책 공방보다는 ‘생태탕’ 집에 오 당선자가 갔는지 안 갔는지 여부 등 지엽적인 문제에만 집중됐다. 민주당은 마지막까지 ‘오 당선자의 거짓말을 심판하겠다’고 했지만 이른바 ‘샤이 진보’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정치권에선 이번 여당의 참패가 박 후보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민주당, 더 나아가 청와대의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국민들의 ‘경고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뒤 정부와 여당은 검찰개혁, 부동산 문제 등에서 끊임없이 ‘내로남불’ ‘불공정’ 논란을 일으켰다. 조국 전 법무장관 수사 이후 본격화된 검찰개혁은 추미애 전 법무장관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갈등 논란이 불거지면서 ‘정권을 지키기 위한 검찰개혁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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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박형준 부산시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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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타는 부동산 문제였다. 집권 이후 24번의 부동산 대책에도 집값을 안정시키지 못해 국민들의 분노가 커진 상황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가 터지면서 정부 여당을 심판하겠다는 정서가 임계점을 넘었다. 여기에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과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전월세 상한제 시행 직전 전월세를 올린 것으로 드러나면서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

상황이 이런데도 민주당은 국민의힘 후보가 문제가 더 많다며 “투기꾼을 막지 못했다고 투기꾼을 찍을 순 없는 일 아닌가”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민심이 멀어진 구조적 원인에 대한 성찰과 반성보다는 국민의힘과 비교 우위를 통한 승리만을 지상과제로 본 것이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만과 분노는 모든 계층, 모든 세대에 걸쳐 쌓여있었고, 내로남불의 오만에 대한 분노로 사람들의 심판 의지는 최고조에 달했다”면서 “이번 선거에 다시 드러난 내로남불과 오만은 민주당 주류세력이 갖고 있는 이분법적 세계관에 기초한 것이기에 앞으로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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