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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연합시론] 감염 확산에 AZ백신 접종보류 설상가상, 비상한 각오로 대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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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코로나19의 제4차유행 우려에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을 부분 보류하는 상황까지 겹쳤다. 감염 확산세가 잡혀도 갈 길이 바쁠 터인데 확산세는 오히려 갈수록 커지고 AZ 백신 안전성 논란은 해소되지 못하는 등 겹악재가 닥쳤다. 7일 정부의 AZ 백신 접종 보류 결정은 잇단 안전성 논란과 이날 유럽의약품청(EMA)의 발표와 관련한 선제 조치다. AZ 백신이 혈소판 감소를 동반하는 특이 혈전 생성의 매우 드문 사례와 관련성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EMA 성명 내용이다. 영국 당국도 뇌 혈전이라는 매우 드문 부작용이 나왔다며 19세 미만에게는 가능한 한 다른 백신을 접종하라고 권했다. EMA는 전 성인을 대상으로 AZ 백신 접종 권고를 유지하긴 했으나 영국 외에 벨기에, 이탈리아에서도 접종 연령을 제한하는 등 파장이 일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8~9일 시작 예정이었던 특수학교 종사자, 보건 교사 등에 대한 접종 일정을 연기했고 현재 진행 중인 60세 미만에 대한 접종도 보류했다. 현재까지 AZ 백신의 국내 비중을 고려하면 국내 접종 계획 변경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래저래 또 한 번의 위기 상황을 맞고 있어 비상한 각오와 기민한 대응이 요구된다.

EMA가 주의 사례로 발표한 바 있는 파종성혈관내응고장애(DIC)와 뇌정맥동혈전증(CVST)은 혈전 증가와 혈소판 감소가 동반되는 질환으로, 이런 드문 사례 대다수는 접종 뒤 55세 미만의 여성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접종 후 혈전 발생 신고가 3건 접수됐고 이 중 1건은 CVST 사례인데 당사자는 치료 뒤 호전돼 퇴원했다고 한다.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일단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의 대응은 적절해 보인다. 접종 속도 끌어올리기가 지속적인 과제이긴 하지만, 안전성 확보가 늘 우선돼야 하기 때문이다. EMA는 전체적으로는 AZ 백신의 이익이 부작용 위험을 능가한다는 입장 아래 지속 접종을 권고한다. 하지만 논란이 끊이지 않으니 걱정과 불신이 쉽게 가라앉을 리는 없다. 최대한 신속하고 투명하게 국내외 관련 정보를 공개해야 하고, 매사에 안전성을 최우선에 두고 정책 결정을 해야 하는 이유다. EMA가 'AZ 백신과 특이 부위 혈전과의 인과성이 확인된다'는 취지의 결론을 내는 최악의 경우도 상정하고 대비해야 한다.

정부가 상반기에 확보한 백신 1천808만8천회 분 가운데 AZ 백신이 1천67만4천회분(59%)으로 비중이 가장 크다고 한다. 최악의 경우 접종 일정에 직격탄을 맞게 되는 셈이다. 그럴 경우 다양한 대체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라서 접종 계획 재조정과 그에 따른 혼란이 예상된다. 궁극적으로는 '11월 집단면역' 형성이라는 애초 목표도 더 멀어지게 된다. 백신 물량 추가 확보와 신뢰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이유다. 8일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지난 2월 26일 국내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후 1차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총 107만5천여명이다. 국내 인구 대비 접종률은 2.06%에 불과하다고 한다. 인구의 절반 이상이 접종을 마치고 '실외 마스크 착용의무 해제'를 거론하는 이스라엘의 사례는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백신 접종에서는 여전히 갈 길이 바쁘기만 한데 감염 확산세가 진정되기는커녕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700명을 기록했다. 700명대 확진자는 3차유행이 정점을 찍고 내려오기 시작한 지난 1월 5일 이후 93일만이라고 한다.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를 기준으로 하면 이미 거리두기 2.5단계 범위에 들어온 지 오래다. 피로감 누적 등 고충을 하소연하기에는 상황이 엄중하기만 하다. 선제적으로 방역 조치를 강화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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