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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핵시설 공격받은 이란, “예고대로 농도 60% 우라늄 농축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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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나탄즈 핵시설 피해를 입은 이란이 예고한대로 순도 60%의 우라늄 농축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란이 역대 최고 수준의 우라늄 농축을 단행하면서 서방과의 긴장도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조선일보

이란 원자력청이 지난 2019년 11월 공개한 중부 나탄즈 우라늄 농축시설에 있는 개량형 원심분리기 IR-6 모습. 이곳은 지난 11일(현지 시각)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아 원심분리기 수천 기가 손상되는 피해를 입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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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등에 따르면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원자력기구(AEO) 대표는 16일(현지 시각) 타스님뉴스에 출연해 “나탄즈 핵시설에서 농도 60% 우라늄 농축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현재 시간당 9g씩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함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 역시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이란의 과학자들이 60% 농축 우라늄 생산을 해 냈다고 자랑스럽게 발표한다”며 “이란 국민들의 의지가 기적을 만들어냈고 어떤 음모도 무너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60%의 우라늄 농도는 핵무기를 만드는 데 필요한 90%보다는 낮지만, 상용 원자로에 쓰이는 3~5%의 농도보다는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란이 우라늄 농축 농도를 상향하겠다는 것은 앞서 있었던 나탄즈 공격에 강경 대응하고, 핵 합의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란은 지난 11일 주요 우라늄 농축 시설인 나탄즈 원전이 공격을 받아 전력 공급이 중단되자 자국의 1세대 원심 분리기 수천 기가 손상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스라엘의 정보기관 ‘모사드’를 배후로 지목하며 지난 13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우라늄 농축 수준 상향 방침을 통보했다.

이란의 우라늄 농축 수준은 변화를 거듭해왔다. 이란은 지난 2015년 미국 등 서방 5국과 핵 합의를 타결하기 전 우라늄을 20%까지 농축했지만 핵 합의 타결 후 3.67%로 낮췄다. 그러다 2018년 미국이 핵 합의를 탈퇴하자 이를 4.5%로 올렸다. 이어 지난해 말 이란의 핵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가 암살로 숨진 뒤 농축 수준을 20%로 상향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우라늄 농축 수준이 20% 이상이면 무기급으로 간주한다. 다만 핵무기 생산에는 90% 이상 농축이 필요하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마음만 먹으면 우라늄을 90%까지도 농축할 수 있지만 이란은 핵폭탄 취득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서방이 핵 합의를 준수하면 이란도 우라늄 고농축을 멈추겠다”고 했다.

한편 유럽연합(EU)의 중재로 지난 6일부터 오스트리아 빈에서 미국과 이란의 핵합의 동시 복귀 로드맵 마련을 위한 회담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지난 11일 나탄즈 원전이 공격을 받으면서 갈등은 다시 고조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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