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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17일부터 일반도로 50㎞·이면도로 30㎞로 제한…시민들 반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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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사고 위험 감소 vs 현실 모르는 정책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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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도로의 제한 속도를 낮추는 '안전속도 5030'이 시행된 17일, 서울 시민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안전사고 위험이 줄어들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었지만, 현실을 모르는 정책이라는 비판도 상당했다.

경찰청은 이날부터 고속도로·자동차전용도로를 제외한 도시부 일반도로의 최고속도를 시속 50㎞로 제한하고, 보호구역과 주택가 이면도로는 시속 30㎞로 제한하는 '안전속도 5030'을 전국에서 전면 시행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강남구에 거주하는 허모(70)씨는 "차가 천천히 달리면 사고가 나더라도 부상의 위험이 줄어들 것"이라며 "보행자의 입장에서 훨씬 안전해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택시 영업을 하는 정용안(62)씨는 "운행 속도가 느려지다 보니 손님이 짜증을 내는 경우도 있었다"면서도 "제한 속도가 낮아지면 운전자들이 경각심을 가지게 돼 교통사고율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제한 속도가 지나치게 낮게 설정됐다는 의견도 있었다. 시민 윤성광(39)씨는 "쭉 뻗은 왕복 8차선 도로를 지어놓고 시속 50㎞로 달리라는 것은 자원 낭비"라며 "스포츠카는 엑셀 한 번만 밟아도 속도위반이 될 판"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시민 A씨는 "차량이 별로 없는 시간대에도 제한속도에 따라 천천히 가는 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며 "그런 예외적인 경우는 따로 빼서 제한 속도를 시속 60km로 하는 등 융통성을 발휘해도 좋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단속 카메라가 없는 곳에서는 제한 속도가 무의미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실제로 이날 서울 도로 곳곳에서는 빠르게 달리던 차들이 감시카메라 앞에서만 잠시 속도를 줄였다가 통과 후 다시 속도를 올려 주행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시민 남모(32)씨는 "제한 속도를 낮추든 말든 과속을 할 사람은 결국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운전으로 생계를 꾸려나가는 택시 기사들은 속도 제한으로 영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택시기사 송광록(63)씨는 "택시를 타는 손님들은 목적지까지 빠르게 가려고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제한 속도 시속 50㎞가 말이 되느냐"며 "현실을 모르는 아마추어 같은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15년 경력의 택시기사 한모(64)씨 역시 "속도 제한으로 차량 운행 속도가 느려지면 기사에게 짜증을 내거나 불만을 표출하는 승객이 많아질 것"이라며 "정책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답답한 면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제한속도 하향으로 운전자는 다소 불편할 수 있겠지만, 교통사고 사상자 감소를 위해 안전 속도를 지켜달라"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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