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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방역모범 한국, 백신에 너무 신중…美 '백신베팅'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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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홍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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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8일(현지시간) 영국 코번트리대학 병원에서 90세 마거릿 키넌 할머니가 처음으로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는 모습. /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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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모범국으로 꼽혀 왔던 한국·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가 백신 도입에 지나치게 신중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16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미·영국 간의 코로나19 대응 처지가 뒤바뀌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태 지역 백신 접종률이 5% 이내에 불과한 반면 적극적으로 백신 물량을 도입했던 영국과 미국은 백신 속도전에서 우위를 차지했다는 평가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된 지난해, 미국과 영국은 하루 수만명의 확진자가 쏟아지며 코로나19 최대 피해국으로 전락했다. 반면 한국을 비롯한 아·태 지역 국가 대부분은 적극적인 봉쇄조치와 의료체계로 대응하며 방역 모범국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CNN은 "미국과 영국은 대량 백신 접종 선두주자로 나섰지만 방역 모범국이었던 다른 아·태 지역 국가들은 뒤처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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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2일 미국 워싱턴 소재 해티 홈즈 시니어 건강센터 외부에서 65세 이상 고령자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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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이미 전체 인구의 37%에 달하는 미국인들이 1차 접종을 마쳤고, 올 여름까지 미국 내 70~85%의 집단 면역이 형성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2월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영국은 이미 인구의 47%에 대해 1차 접종을 완료했다.

CNN은 "한국, 뉴질랜드, 일본, 태국, 대만 등 코로나19 방역 모범국은 각각 전체 인구의 4% 미만에게만 백신 접종이 완료된 상태"라고 말했다. 올 연말까지 전체 인구 백신 접종을 완료할 계획이었던 호주의 접종률은 지난 12일 기준 5%도 채 되지 않는다.

상황 역전의 배경에 대해 CNN은 "각 나라별 상황은 다르다"고 전제하면서도 "아·태 지역 국가들이 다른 국가들만큼 일찍 백신 도입 협약을 맺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초기 피해가 컸던 영국과 미국은 백신 도입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금융회사 ING의 로버트 커널 아·태지역 본부장은 "영국은 백신 개발사에 도박을 걸었고 돈을 딴 셈"이라고 밝혔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의 빌 바우텔 공공보건학과 부교수 역시 "아·태지역 국가들은 (영국·미국과) 같은 긴박감을 갖고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제백신연구소(IVI)의 제롬 김 사무총장도 영국·미국이 다른 나라들보다 먼저 큰 베팅을 했고, 이제 전 세계가 코로나19 백신 공급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백신 공급에 줄을 따져보면 영국과 미국이 맨 앞 줄에 서 있다"고 덧붙였다.

홍효진 기자 jin855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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