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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을 4주 후에?"[특파원 다이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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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 편의 이유로 1차 접종 3주 후 원칙 변경

언론 취재 후 원칙대로 3주로 수정해 빈축

아시아경제

CVS 약국의 약사가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약국에서는 약사가 백신을 접종한다.(촬영=백종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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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미국이 공격적인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나서고 있다. 백신 접종이 2억회를 넘어가며 기자와 가족도 백신을 접종 할 수 있었다. 백신 접종 시작 후 약 4개월만이다.


백신 접종이 급격히 늘고 있지만, 신규 코로나19 감염자가 뉴욕과 뉴저지주(인구수 약 2900만명)에서만 하루 1만명 가까이 발생하는 만큼 백신 접종은 필수다.


가족 세 명이 모두 다른 곳에서 접종했다. 미국 대표 약국 체인 월그린(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에 편입된 월그린 부츠 얼라이언스다)과 CVS에서였다.


접종 현장에서는 예약자 명단과 본인 대조를 위한 신분증 확인만 거치면 접종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의아한 점이 있었다. 월그린은 접종 예약 시 다른 곳과 달리 백신의 종류를 밝히지 않았다. 자동으로 설정되는 2차 접종 예약 간격이 4주라는 점 때문에 당연히 모더나 백신을 접종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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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백신 접종 예약 상황에 화이자 백신을 4주 간격으로 접종 한다고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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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 후 받은 접종 증명서에는 화이자 백신의 일련번호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화이자 백신에 대해 3주 간격 접종을 권하고 있다. 다른 대형 약국 체인 CVS, 라이트 에이드는 백신 종류를 밝히는 것은 물론 접종 간격도 CDC의 기준을 따르고 있었다.


이 때문에 기자와 한 주 후 CVS에서 화이자 백신을 접종 한 딸아이의 2차 접종 일이 같은 날로 잡혔다.


접종 간격에 의아한 접종자들이 월그린 측에 문의를 했지만 1차 접종 후 6주 내로 접종하면 된다는 게 CDC 입장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접종 간격에 불안함을 느낀 이들은 3주 간격으로 예약을 변경하려 해도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예약이 어렵다 보니 예약 변경은 언감생심이다.


월그린의 '꼼수'는 뉴욕타임스(NYT)의 취재로 드러났다. 월그린은 NYT에 "3주만에 2차 접종을 하는 것보다 4주 간격으로 2차 접종을 하는 것이 약국으로서 더 빠르고, 간편하므로 그렇게 했다"라고 설명했다.


4주 간격으로 접종하는 모더나와 3주 간격 접종인 화이자 백신을 함께 다루다 보니 약국의 편리를 위해 4주 간격 접종으로 통일해 버린 것이었다.


존슨앤존슨,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혈전 발생 부작용 등으로 인해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접종자들은 조그마한 변화에도 민감할 수밖에 없다. 조금이라도 빨리 접종을 마치고 싶은 이들에게 한 주의 차이는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한 주 차이로 백신 효과가 부족해 감염이 될 수도 있다.


NYT는 월그린이 접종자의 건강보다는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접종 간격을 선택했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월그린도 앞으로는 화이자 백신을 3주 간격으로 접종하기로 했다.


다만 NYT는 접종 간격 확대가 조기에 백신 접종을 확대하는 데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음을 상기했다. 1차 접종만으로도 상당한 예방 효과가 발생하는 만큼 2차 접종을 최대한 늦춰 1차 접종자를 늘리는 것이 더 나은 접종 전략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있다.


실제로 캐나다는 2차 접종을 4개월까지 늘리며 1차 접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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