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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30초만에 샘플이 슈욱~" '양극재' 1위 향한 포스코케미칼의 비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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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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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은 3분의1, 생산은 3배" 포스코케미칼 광양 양극재 '스마트 공장' 가보니…


"포스코케미칼의 양극재 품질관리 수준은 최고 수준입니다. 공장 자동화를 통해 생산을 최적화하고 안전성도 높였습니다. 구미공장과 비교하면 인력도 3분의 1 정도로 감축돼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습니다."

지난 13일 찾은 포스코케미칼 양극재 광양공장은 첨단 기술의 집약 그 자체였다. 전기차 배터리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양극재는 배터리 출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핵심 소재다. 양극재 광양공장은 그중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과 얼티엄셀즈 등에 공급하는 하이니켈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양극재를 주력 제품으로 생산한다.

광양 '스마트공장'은 2025년 양극재 시장 글로벌 1위를 목표로 내건 포스코케미칼의 선봉이다. 포스코케미칼의 배터리 소재사업을 총괄하는 정대헌 에너지사업부장(부사장)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포스코케미칼은 누구보다 공격적이고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목표 달성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광양 공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사람이 없는 것. 축구장 20개 크기에 달하는 넓은 공장 부지에서 일하는 직원은 80여명밖에 되지 않는다. 현재 광양공장은 연간 3만톤의 양극재를 생산 중인데 연산 1만톤 규모인 구미공장보다 인건비를 훨씬 줄였다. 포스코그룹의 제조, 건설, ICT(정보통신) 역량을 결집시켜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한 덕분이다.

양극재 광양공장은 최초 원료 투입부터 제품 생산, 출하 관리까지 전 공정을 무인화해 소재 사업에 최적화된 생산 공정과 체계를 갖췄다. 공기 이송장치 등을 적용해 물류의 운반 속도를 높이고 실시간으로 품질과 제품 정보도 관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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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배터리 업계에서 최초로 적용한 실시간 품질 모니터링 시스템 '에어슈팅'은 대표적인 스마트 공정이다. 에어슈팅은 생산 공장과 품질분석실을 강한 공기압력이 흐르는 파이프라인으로 연결해, 제조 현장에서 채취한 제품 샘플 캡슐을 초당 5m의 속도로 빠르게 이송한다. 공장 전체에서 무작위로 추출한 제품은 30초 이내면 분석실에 도착한다. 연구원들은 샘플 성분을 실시간으로 데이터화하고, 공정과 품질 개선에 활용한다. 고객사에서도 샘플 검사를 요청하면 즉각 결과를 받을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양극재 광양공장은 이 분석 데이터를 바탕으로 핵심설비인 소성로 내부 배열을 개선하고 시간당 가공량을 늘리는 등 공정 개발 최적화를 지속해왔다. 그 결과 양극재 광양공장의 생산 효율성은 건설 초기인 2018년 보다 91% 이상 높아졌다. 원료 투입부터 생산 완료까지 소요되는 시간도 48시간으로 단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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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V(무인운반지게차)를 이용한 완제품 운반 시스템도 인상적이었다. AGV는 MES(통합생산관리시스템)와 연계돼 실시간 물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3만톤 생산라인에 총 12대가 운영되고 있다. 저장능력 5387톤 규모의 물류창고도 자동화됐다. 창고 입·출하부터 제품 포장까지 자동화돼 작업속도가 빨라지고 오류가 적어졌다.

공장 관계자는 "제품 공급 협의를 위해 방문한 고객사가 가장 관심 있게 살펴보는 것 중 하나가 자동화된 공정과 품질관리 체계"라며 "포스코케미칼이 배터리 안정성과 직결된 품질 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생산원가를 낮추고 있다는 점이 다수의 고객사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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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공장은 총 4단계까지 증설을 진행 중인데 이날 취재진은 3단계와 4단계 증설 공사 현장도 방문했다. 4단계는 바닷가를 매립한 부지 위에 지어지기 때문에 지반 침하 영향이 없게 지반을 보강하는 공사를 진행하는 중이었다. 3단계는 2022년 완공, 4단계는 2023년 완공된다. 4단계까지 완공되면 2023년까지 양극재를 연간 9만톤 양산할 수 있다. 양극재 9만톤은 60kWh(키로와트시)급 전기차 배터리 100만대에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포스코케미칼에 따르면 3단계부턴 현재 공정을 돌리고 있는 2단계보다 생산성이 97% 증가한다. 양극재 경쟁력의 핵심은 소성로에 얼마나 많이 투입할 수 있는지가 결정한다. 소성로 공정은 양극재 원료를 용해시켜 원하는 성분대로 석출한 전구체를 리튬과 섞어 열처리하는 공정이다. 3단계부턴 소성 전에 수분을 날리는 예비소성 단계를 넣어서 생산성이 대폭 증가할 수 있게 된다.

향후 포스코케미칼은 광양공장에 구축한 경쟁력 있는 공정 모델을 국내외에 증설하는 공장에도 적용할 방침이다. 포스코케미칼은 2025년까지 글로벌 1위 수준의 양극재 양산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2021년 4만톤의 연산 능력을 2025년 27만톤, 2030년 40만톤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2025년까지 국내에 16만톤 양산체제를 완성하고, 중국과 유럽을 비롯한 해외에도 11만톤까지 신속한 투자를 단행해 연산 27만톤의 글로벌 생산체제 구축을 추진한다.


"포스코그룹 경쟁력 살려 '속도전'…세계 양극재 시장 제패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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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케미칼은 이미 이차전지 소재의 탑티어(Top-tier) 회사로 도약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졌습니다. 포스코그룹은 자본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건설 계열사도 있고, 원료를 조달할 수 있게 광산을 개발하는 등 인프라를 갖췄습니다. 무엇보다 현 시점은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한데 포스코케미칼은 중소기업인 경쟁사들과 달리 투자를 감당할 수 있는 '내성'이 있습니다."

정대헌 포스코케미칼 에너지사업부장(부사장)은 13일 전남 광양 양극재공장을 방문한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배터리 소재 사업의 미래 전망에 대해 자신감을 보였다. 정 부장은 포스코케미칼의 배터리 소재 사업을 총괄하는 자리를 맡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소재인 양극재는 아직 지배적인 업체가 없고 막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벨기에 유미코어, 일본 스미토모, 니치아 등이 상위권 업체지만 각사의 시장 점유율이 10%를 넘지 않는다. 이 가운데 포스코케미칼은 2025년까지 글로벌 1위 양극재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 부장은 2025년 글로벌 1위 달성이 어렵지 않다고 관측했다. 정 부장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포스코케미칼의 과감한 '투자 속도'다. 정 부장은 "전기차의 성장 속도가 매년 조금씩 앞당겨지는 추세에서 생산성 향상을 위한 투자는 필수적"이라며 "포스코케미칼은 기존 계획보다 양극재와 음극재에 대한 투자 속도를 대폭 높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포스코케미칼은 2030년 목표였던 점유율 20%의 조기 달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케미칼은 2025년까지 양극재 27만톤, 음극재 16만톤으로 연간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과 유럽,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도 2025년까지 11만톤 규모의 양극재 생산거점을 구축하고 양산능력을 확보한다. 생산력 향상을 통해 배터리 소재 가격을 절감하고 경쟁력을 높인다.

이는 완성차 업체들의 배터리 내재화 등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정 부장은 "현재 수주 확정돼서 나가는 양 대비 20% 이상의 여유를 갖고 있어야만 다른 수주 활동을 할 수 있다"며 "배터리를 내재화하는 업체들의 주문까지 고려해 언제 수주하더라도 공급할 수 있도록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부장은 과감하고 빠른 투자실행을 강조하면서 "포스코그룹은 해외공장 투자경험이 다양하지만 다른 경쟁사들은 해외에 나갈 경쟁력이 있는지조차 의문"이라고 밝혔다.

정 부장은 해외 투자와 관련해선 "유럽뿐 아니라 미주 쪽도 검토하고 있다"며 "TF(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여러 지역을 비교 분석 중이고 올해 중으로 투자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주요 고객사인 LG에너지솔루션 공장이 있는 폴란드도 후보지로 검토 중"이라며 "건설환경과 인력환경 등 경제성을 고려하고 먼저 해외에 투자한 배터리사의 정보도 듣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포스코케미칼은 포스코그룹과 연계한 핵심 원료의 자체 공급에도 나선다. 포스코케미칼은 향후 배터리 소재 사업에서 원료조달 능력이 사업 경쟁력을 좌우하고 이를 중심으로 공급망과 경쟁구도가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자원개발 사업을 통해 양극재의 원료인 리튬, 니켈, 흑연의 공급 체계를 확보했다. 2030년까지 리튬 22만톤, 니켈 10만톤의 양극재 원료를 생산할 예정이다.

폐배터리 리사이클링을 통한 니켈과 코발트 원료 공급, 양극재 중간재인 전구체의 자체공급 확대도 추진한다. 전구체는 양극재 재료비의 70~80%를 차지한다. 포스코케미칼의 전구체 내재화율은 현재 20% 수준이지만, 포스코그룹의 원료 확보와 연계해 2025년 최대 60%까지 높일 계획이다. 정 부장은 "전구체를 해외에서 들여오면 관세가 비싸다"며 "내재화율을 높이면 수급 안전성도 높아지고 원가 경쟁력도 높일 수 있어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차세대 배터리 소재와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정 부장은 "2030년에 전고체 배터리 시대가 될 거라고 하지만, 사실상 현재로선 파우치형 리튬이온배터리가 가장 기술력이 높은 것"이라며 "파우치형 배터리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후발경쟁사에서 주로 전고체 배터리 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성을 따져봤을 때 전고체 배터리 등의 소재들이 워낙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2030년까지 상용화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정 부장은 "전고체 배터리 시대가 와도 양극재는 똑같이 쓸 수 있고, 음극재는 리튬메탈 등으로 소재가 바뀌는데 우리도 리튬메탈, 실리콘계 음극재 등 차세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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