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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日, 미국 '대중견제' 노선 합류…中 '일본 경제 때리기' 나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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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中 '핵심 이익' 대만 문제 언급…"중일 관계 루비콘강 건넜다"

홍콩 명보 "日 양다리 외교…中, 일본 압박 후 미국과 싸울지 고려"

뉴스1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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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일본이 미국의 대중견제 노선에 본격 합류했다. 중국은 즉각 미·일 양국을 비판하면서 불쾌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는 당장 일본에 대한 무역 보복 조치 등 경제적 반격은 거론하고 있지 않지만 어떤 방식이 됐든 '일본 때리기'는 조만간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지난 16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양안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권장한다"며 중국이 핵심 이익(주권과 같은 최상위급 국가이익)으로 꼽고 있는 대만 문제를 언급했다.

일본이 대만 문제를 꺼내든 것은 지난 1969년 사토 에사쿠 당시 일본 총리와 리처드 닉슨 미 대통령이 정상회담에 대만 문제를 언급한 이후 처음이다.

중국과 일본 내부에서는 스가 총리의 이런 결정에 대해 다소 의아함을 드러내면서 중국의 보복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케우치 유키오 전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아사히신문에 일본의 대중 정책이 "스가 총리에게 각오가 있었는지 불명확하지만 (중·일 관계는) 루비콘강을 건넜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케우치 전 장관은 앞으로 중국의 보복 조치도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의 신장 위구르 자치구 인권 문제와 관련 미국 등 서방 국가에서 중국 외교관 등에 대해 잇단 제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일본은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이 대만 문제를 언급한 것은 미국의 압박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그동안 일본은 중국 압박 정책에 직접 나서지 않았다. 일본은 2020년 6월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등이 주도한 홍콩 보안법에 대해 비판하는 성명 참여 제안을 거부했고, 지난해 10월16일에는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 추진하는 반 화웨이 네트워크인 '클린 네트워크'에 불참하겠다고 했다.

앞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은 회담 직후 내는 공동성명에서 대만 문제가 명시된 공동성명을 발표할 것을 일본 측에 촉구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 모든 조치 취할 것…홍콩 매체, 미국에 앞서 일본부터 친다

중국 외교부는 미·정상회담과 관련 "중국 내정에 대한 간섭과 중국의 이익을 해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며 "중국은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며, 중국의 주권과 안전, 이익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콩 명보는 사설을 통해 일본이 대만 문제를 언급한 것은 수교 이래 처음이라며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항상 소심했던 모습을 보여왔던 것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명보는 일본이 미국의 보호 역할을 과대평가했든, 중국의 주권 방어 의지를 과소평가했든 한 가지 예측하지 못한 것은 중국이 '위점타원'(圍點打援) 전술을 취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위점타원은 성을 포위하고 적의 지원군을 치는 것을 말한다. 중국이 우선 일본을 압박한 후 미국과 싸울지를 고려할 것이라는 뜻이라고 명보는 설명했다.

명보는 일본이 그동안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양다리 외교를 해왔다며 수십년 동안 정세의 눈치를 보아가며 행동했고, 미국의 힘에 굴복해 중국에 맞서려 했다고 분석했다.

명보는 일본이 알아야 할 점은 중국이 '손자병법'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표적을 공격하려면 우선 표적 밖의 세력을 공격해야 한다며 미·중 대결이 언제가 될지 몰라도 일단 미국이 끌어들인 어린동생(일본)을 공격하는 것은 좀 더 효과가 클 것이라고 했다.

명보는 이런 공격의 예로 중국이 호주산 석탄과, 철광석, 와인 등 품목을 제재를 가했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은 미국과 싸우되 판을 깨지 않는 '투이불파'(鬪而不破) 전략을 바꾸지는 않겠지만 일본에 위점타원 전략을 실행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분석했다.

◇중국 무역 의존도 심화…일본, 오판 말라

중국 왕이신문(网易新闻)은 경제·통계 분석지 찐스수쮜(金十數據)를 인용해 일본의 올해 3월 수출량은 전년 대비 16.1% 올라 2017년 11월 이후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고 했다.

매체는 일본 경제가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중국의 왕성한 수요 때문이라며 일본의 대중국 수출량은 37.2% 올랐다고 했다. 특히 비철금속, 플라스틱 원료, 반도체 장치 수출량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일본은 중국 시장에 높은 의존도를 보이고 있지만 끊이지 않는 잘못된 결정을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중국 문제와 관련 시종일관 미국의 태도를 따르고 있어 업계에서는 대중국 사업이 영향을 받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칼럼을 통해 일본이 지리적으로 중국과 러시아와 가깝기 때문에 이들 양국과 우호적인 협력 관계를 맺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일본은 결코 서태평양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두 대륙(중국·러시아)과 더 깊이 통합하는 것이 일본의 가장 큰 이익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체는 일본의 많은 정치인은 일본이 서방국가가 되기를 열망했지만 일본은 아시아 국가이고 항상 그럴 것이라고 했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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