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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돌연 檢 출석한 이성윤 지검장…법조계 "기소 영향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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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효정 기자]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2020.10.19/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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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압을 넣어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 불법 출금 사건 수사를 무마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 조사를 받았다. 4차례 소환에 불응하던 이 지검장이 돌연 검찰에 자진 출석한 것을 두고 기소를 늦추기 위한 목적이라는 시각이 있지만 법조계는 기소 일정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팀이 이 지검장의 혐의가 명백하다는 결론을 내렸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정섭)는 지난 17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9시간 가량 이 지검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이 지검장은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이던 2019년 6월 수원지검 안양지청이 김 전 차관 출국금지 과정을 수사하려 하자 외압을 넣어 무산시켰다는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이 지검장에게 4차례 출석을 요구했으나 이 지검장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사건을 맡아야 한다며 불응해왔다. 그러나 검찰이 이 지검장에 대한 불구속 기소 방침을 세웠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지난 15일 돌연 검찰에 출석 의사를 밝혔다.


이성윤 지검장, 입장문 통해 '대질 조사·공수처 수사' 강조

검찰 조사 사실이 알려진 후 이 지검장은 입장문을 통해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자진 출석에 대해서는 "공수처와 검찰간 관할이 협의되면 언제든 조사를 받으려 했다"며 "최근 언론에 기소 가능성 보도가 나오기 시작해 해명할 필요가 있어 출석한 것"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기소를 늦추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지검장은 입장문에서 "수사에 외압을 가한 사실이 없다"며 당시 반부패강력부 소속 검사 및 안양지청 소속 검사 등 관련자들에 대한 대질 조사를 언급했다.

아울러 공수처에 이첩된 적이 없는 이들 검사에 대한 수사권은 공수처에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공수처가 관련자들에 대해 직접 수사하고 추가 대질 조사 등을 실시하면 이 지검장의 무혐의를 입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지검장은 "시간이 걸려도 진실은 결국 모습을 드러낸다고 믿고 있다"고도 했다.

유력한 차기 검찰총장으로 거론돼온 만큼 후보자 지명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적극 해명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됐다. 실제로 이 지검장은 6페이지에 달하는 입장문에서 김 전 차관 출국금지 사실을 알게 된 경위, 이후 안양지청으로부터 사건 수사 관련 보고를 받은 시점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법조계 "기소 시점에는 큰 영향 없을 것"

법조계에서는 이 지검장의 태도 변화가 기소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이 지검장이 대질조사를 요구하는 것이 기존에 조사했던 내용을 뒤집을 수 있는 상황이라면 모르지만, 이미 검찰은 조사 없이도 기소를 해야 될 정도로 사안이 중대하고 증거가 명백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참고는 하겠지만 이번 조사로 인해 기소가 미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사장 출신 다른 변호사도 "언론에서 기소 가능성이 언급되니까 조사도 안 받고 기소 되느니 한 번이라도 출석해 무혐의라는 점을 설명하려고 한 것 같다"며 "검사가 조사 없이 기소하겠다고 판단할 정도면 증거가 충분히 나왔다는 건데, 기소가 늦어져도 몇일 정도일 뿐 이미 결론 내린 사안을 한참 뒤로 미루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검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차기 총장 인선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박범계 법무부장관은 지난 16일 총장 인선과 관련해 "유력한 후보가 누구라고 얘기할 수 없는 단계"라면서도 "대통령께 (후보) 제청을 위한 준비를 시작해야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효정 기자 hyojh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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