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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LG '두산 포비아' 극복 못 하면 우승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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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류중일 전 LG 감독은 2020시즌을 앞두고 "두산과 상대 전적에서 앞서는 것이 목표 중 하나"라고 햇었다.

고비 때 마다 두산에 발목이 잡히며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는 반성에서 나온 목소리였다.

실제 LG는 두산에 철저하게 약했다. 최근 들어 그 경향이 더욱 심해졌다.
매일경제

두산 선수들이 LG전서 승리한 뒤 하이 파이브를 하고 있다. MK스포츠(잠실)=천정환 기자


LG는 2018시즌 부터 지난 3시즌 동안 두산에 13승1무34패로 뒤졌다. 특히 2018시즌에는 1승 15패라는 굴욕적인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지난 시즌에는 진짜 독한 각오로 맞섰지만 상대 전적에서 6승1무9패로 열세를 보였다. 준플레이오프에서는 두산에 2패를 당하며 시즌을 마감하기도 했다.

결국 류중일 감독이 재계약에 실패한 것도 두산을 넘지 못했던 것이 어느 정도는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류지현호로 선장이 바뀐 상황에서도 역시 두산전은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 두산을 넘어야 LG가 바라는 우승까지 갈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류지현 감독은 지난 주말 두산과 3연전을 앞두고 "내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선수들이 알아서 두산전을 대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중요성은 두 번 말할 필요가 없다"고 했었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켈리와 로켓의 1선발 대결에서 켈리가 승리를 거뒀다. LG는 두산에 1-0으로 승리를 거두며 상쾌한 출발을 했다.

하지만 이후 두 경기는 모두 내주고 말았다. 믿었던 에이스 수아레즈가 등판한 두 번째 경기서 1-3으로 패한 것이 아픈 대목이었다.

켈리와 수아레즈를 앞세워 최소 우세 시리즈를 계획햇던 LG였다. 하지만 두 번째 경기에서 패하며 아쉬움을 곱씹어야 했다.

3차전은 LG의 미래인 이민호가 등판하는 경기였다. 올 시즌 첫 등판이었기에 기대가 매우 컸다.

하지만 이민호는 두산의 공세를 이겨내지 못했다. 두산에 1-9로 대패하며 고개를 떨궈야 했다.

두산은 정상 전력이 아니었다. 포수 박세혁 중견수 정수빈 2루수 오재원 유격수 김재호가 모두 빠져 있었다. 야구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센터라인이 모두 백업 선수였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대패의 아픔이었다. LG가 아직 두산 포비아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준 3연전이었다.

특정팀에 약하게 되면 순위 싸움에서 크게 불리하게 된다. 상승세와 하향세의 고비에서 만나게 되면 더욱 치명적이다. 우승을 위해선 모든 팀들에게 고르게 강세를 보여야 유리해진다.

특정 팀에 약해도 우승을 할 수는 있지만 우승을 가는 길은 결코 순탄치 않다. 정신적으로 밀리는 팀이 있다는 건 더욱 피해야 할 일이다.

어찌됐건 LG는 두산과 첫 3연전서 열세 시리즈를 기록했다. 두산은 크게 약해져 있었고 LG는 원.투 펀치와 미래를 투입하고도 우세 시리즈를 하지 못했다.

두산 포비아가 남아 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LG는 올 시즌 '윈 나우' 버튼을 눌렀다. 이를 위해 기피하던 두산과 트레이드까지 했다. '윈 나우'를 위해선 두산을 반드시 넘어야 한다. 그 흐름을 잡지 못하면 또 한 번 정상 눈 앞에서 물러서야 할런지도 모른다.

과연 LG는 그동안 두산에 진 빚을 올 시즌에 갚을 수 있을까. 그 성패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다.

butyou@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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