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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취재뒷담화]보험사, 금리상승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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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장수영 기자 = 최근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보험주가 수혜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19일 보험업종지수는 6개월 전보다 22%가량 상승했습니다. 보험사의 자산 운용 수익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입니다. 보험사는 주로 장기채권 등에 투자해 자산운용 수익을 얻는데 금리가 오르면 운용 수익률도 높아집니다. 그래서 금리 상승은 호재로 여겨지죠.

그러나 보험사로서는 마냥 웃을 수는 없는 입장입니다. 금리가 오르면 보험사가 보유하고 있는 채권의 평가이익이 줄어듭니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값은 떨어지고, 보유 자산의 평가액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죠. 이 경우 가용자본도 감소하게 됩니다.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된다는 의미입니다. 지급여력(RBC)비율이 낮아지기 때문이죠. RBC비율은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 요청을 한꺼번에 받았을 때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한 지표입니다.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눠 계산합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시장금리 10bp(1bp=0.01%)당 RBC 비율은 평균 5%포인트가 변동될 수 있습니다. 지난해 말 대비 1분기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약 29bp 상승했는데 단순계산만 하면 RBC비율이 평균 약 14% 감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2023년 신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비율(K-CIS)이 도입되는 점도 부담입니다. 보험 자산과 부채(지급할 보험금)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해 가용자본을 측정하는데, 이렇게 되면 보험사의 부채는 크게 늘어나게 됩니다.

요즘 보험업계는 자본력 관리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후순위채를 발행하거나 사옥을 매각하기도 했죠. 올해에만 이미 2조원에 육박하는 자본 확충 계획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형사조차 청약 미달이 나거나 희망금리의 높은 수준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보험사들의 자본 확충 움직임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국내 보험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보험사들은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자본력 부담까지 더해져 보험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기회를 토대로 기초체력을 다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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