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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10대그룹 회사채 올들어 8兆… 벌써 작년 규모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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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발행잔액 175조
저금리 이용해 실탄 공격적 확보
지배구조개편·신사업에 투입할듯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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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10대 그룹의 회사채(여전채 포함) 발행잔액이 8조원 넘게 증가했다. 작년 동일 기간(1월~4월 16일) 회사채는 전년 말 대비 4조6000억원가량 줄었던 것을 고려하면 올 들어 기업들의 조달 규모와 속도는 가히 폭발적이다.

19일 코스콤 체크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올해 10대 그룹의 회사채 발행잔액은 175조1935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8조5800억원가량 순증했다. 이는 지난해 연 순증액(5조1445억원)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지배구조 개편, 신사업 투자 등의 과제를 안고 있는 그룹사들이 저금리 환경 속에서 투자자금을 선제적으로 확보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일례로 SK그룹은 지배구조 재편을 앞두고 있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지난 15일 중간 지주회사 설립을 골자로 하는 지배구조 재편안을 발표했다. 또 10조원 넘는 미국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를 앞두고 있다. 자금수요가 많다 보니 연초 이후 SK그룹의 회사채 발행잔액은 3조원 넘게 늘었다.

현대차그룹도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전기차 사업 투자가 지속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연내 목표하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코스피 상장이 지배구조 개편의 시작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현대차'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해야 한다. 이외 롯데, 신세계 등은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계열사에 대한 지원도 동시에 해야 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은 앞으로 새로운 사업에 대한 고민이 크다"면서 "어려운 계열사에 자금을 지원하고, 일부 사업 매각 등 인수합병(M&A) 실탄 자금을 장착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은행들이 최근 기업 대출을 보수적으로 조이고 있다"면서 "아무리 대기업이라도 실적이 부진한 계열 기업은 은행 대출 차입이 줄어들고 있다. 이에 기업들이 은행보다 회사채 시장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대기업들의 회사채 조달이 순조로웠던 것은 기관투자가들의 투자수요가 어느 해보다 컸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초 이후 LG화학, SK텔레콤, GS, 롯데칠성음료 등이 진행한 수요예측에는 1조원 넘는 기관 자금이 몰렸다. 여기에 더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 투자 열풍도 회사채 수급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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