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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공부만 하다 떠났다···임혜숙 과기부 장관 지명에 NST 또 공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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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광화문 우체국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로 출근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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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정책에 대해 목소리를 낸 적이 없어서 평가를 할 수가 없네요.”

신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 장관으로 지명된 임혜숙(57)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에 대한 과학기술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중앙일보는 과학기술계 원로들에게 임 장관 후보자에 대한 평가를 부탁했는데 대부분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다”는 취지의 답변이 돌아왔다.

임 후보자는 NST 이사장 인선 때도 구설에 올랐다. 당시 NST 이사장석은 3개월째 공석이었다. 25개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을 대표하는 NST의 수장 자리에 적합한 인사를 찾기 어려워서다.

당시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연구노조)이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역할과 책임 등에 대해 공개 질의하자 임 이사장은 이사장 후보 중 유일하게 “앞으로 공부하겠다”고 답변했다. 지난달 연구노조 사무실을 찾아서도 관계자들의 질문에, 그는 답변 대신 “차차 공부하겠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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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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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이사장이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NST 수장 자리는 불과 87일 만에 다시 공석이 됐다. 연구노조 관계자는 “업무 파악만 하다 떠나버리면 과학기술계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NST는 정부 연구개발(R&D) 예산의 20%가량(약 4조원)이 투입되는 25개 출연연을 관할한다. NST의 수장인 이사장 자리가 공석이면 출연연 원장 선임이나 기관 운영에 필요한 주요 의사결정 과정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

특정 분야를 전공한 인사가 과기부 장관직을 독점하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간 물리·화학·정보통신·전자공학·약학 등 다양한 분야 전공자가 번갈아가며 과기부 장관을 배출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때 최문기·최양희 미래과학창조부 장관부터 문재인 정부 들어 선임된 유영민·최기영 과기부 장관까지 모두 정보통신기술(ICT)을 전공했거나 해당 분야에서 재직했다. 이런 상황에서 또다시 ICT 분야 인사인 임 이사장이 장관으로 선임되면 사상 최초로 한 분야에서 5명 연속 장관을 배출하게 된다.

또 다른 과학기술계 관계자는 “과기부 장관은 과학기술계 전반의 정책을 두루 살펴보고 정무적으로 조율하는 능력을 갖춰야 하는데, 이런 측면에서 임 후보자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이라고 말했다.

문희철 산업2팀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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