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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유럽 수퍼리그 출범…세계 축구계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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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3대 리그 톱 클래스 15팀 참가

맨유·토트넘·레알 등 빅클럽 합류

시즌 일정, 유럽 챔스리그와 중복

FIFA·UEFA “출범 저지할 것”

중앙일보

유럽 수퍼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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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축구, 아니 전 세계 축구의 생태계를 뒤흔들 공룡 리그가 등장했다. 유럽 최상위 명문구단 12개 팀이 참여하는 유러피언 수퍼리그가 19일(한국시각) 창립하고 본격적인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수퍼리그 사무국(가칭)은 이날 “12개 구단이 뜻을 모아 새로운 리그를 창설했다. 명실상부 클럽과 팬이 중심에 서는 대회로 운영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유럽 3대 빅리그의 간판 클럽은 대부분 참여했다. 손흥민(29)의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를 비롯해 맨체스터 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널, 리버풀, 첼시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클럽이 6개로 가장 많다. 스페인 라리가 팀은 레알 마드리드, FC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탈리아 세리에A 팀은 유벤투스, 인테르 밀란, AC밀란 등이다. 수퍼리그는 향후 3개 팀을 추가해 15개 팀 체제로 출범할 예정이다. 바이에른 뮌헨, 도르트문트(이상 독일), 파리 생제르맹(프랑스)이 유력 후보다.

수퍼리그는 초청팀 5개 팀을 더해 20개 팀 체제로 시즌을 시작할 계획이다. 시즌은 8월부터 이듬해 5월이며, 각국 기존 리그와 일정이 겹치지 않도록 주중 경기로 진행한다. 10개 팀씩 2개 조로 나눠 조별리그를 진행하고, 토너먼트로 우승팀을 가린다. 각 조 1~3위 6개 팀이 8강 가운데 6개 자리를 먼저 차지하고, 4, 5위 4개 팀이 플레이오프를 거쳐 남은 자리 주인을 정한다. 8강부터는 토너먼트를 거쳐 5월 말 단판 결승전을 치른다.

기존 리그 시스템과의 마찰이 불가피하다. 일단 유럽 챔피언스리그 및 유로파리그와 일정이 겹친다. 주말에 각국 리그가 변함없이 진행된다 해도, 축구 팬 시선은 ‘올스타급’ 리그인 수퍼리그에 쏠릴 수밖에 없다.

유럽 톱 클래스 클럽들이 수퍼리그를 직접 만든 건 돈 때문이다. 코로나19팬데믹 이후 많은 빅 클럽이 천문학적인 부채에 시달린다. 토트넘의 경우 새 홈구장(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건축비 등 채무가 11억7700만 파운드(1조8000억원)에 이른다. 바르셀로나도 채무가 10억3000만 파운드(1조6000억원)까지 늘었다. 유럽 빅 클럽들은 “각국 리그 총수입의 80% 이상을 소수의 최상위권 팀들이 책임진다. 그런데도 분배금을 절반 이하로 묶어 놓은 기존 정책은 매우 잘못됐다”고 불만을 표출해왔다.

수퍼리그는 파격적인 재정 지원을 내세워 참여 클럽을 모았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리그 창립에 참여한 15개 팀은 총액 35억 유로(4조7000억원)에 이르는 거액의 참가비를 받는다”고 보도했다. 팀 당 3100억원에 달하는 거액이다. 순위에 따라 차등 지급되는 100억 유로(13조3000억원) 규모 상금은 별도다.

빅 클럽과 유럽축구연맹(UEFA)의 오랜 갈등도 수퍼리그 출범의 기폭제가 됐다. 빅 클럽들이 UEFA와 본격적으로 선 긋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2018년 UEFA가 리그제 국가대항전인 유럽 네이션스리그를 출범하려고 하자 유럽 축구클럽 협회(ECA)가 선수 혹사 가능성을 제기하며 반대했다. 하지만 UEFA는 반대를 묵살하고 강행했다. 지난달 수익 구조 개선을 위한 유럽 챔피언스리그 개편 논의에서도 “중계권료 및 상업적 권리에 대한 참가구단 몫을 올려달라”는 ECA측 요구를 UEFA가 거절했다. ECA 소속 14개 팀 중 8팀이 수퍼리그에 참가 신청서를 냈다.

글로벌 축구 조직의 뜻에 거스르는 리그 창설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UEFA는 즉각적으로 견제에 나섰다. UEFA는 “수퍼리그는 일부의 구단 이기주의 극치다. 각국 리그 사무국, 축구협회 등과 연합해 막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FIFA도 “수퍼리그 참여 구단과 선수에 대해 국내외 리그는 물론, 국가대항전(A매치) 참가를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경고했다. FIFA의 경고대로면 손흥민이 카타르월드컵 예선과 본선에 출전할 수 없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축구계 안팎도 대체로 부정적이다.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은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최근 70년간 이어진 유럽 클럽 축구 역사를 무너뜨리려는 시도”라며 불쾌함을 표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수퍼리그 관련 구상은 스포츠와 연대의 가치를 위협한다. 프랑스 구단이 동참하지 않아 기쁘다”고 성명을 냈다.

■ 유럽 수퍼리그는

20개(고정 15개 + 초청 5개) ※19일 현재 12개 팀 참여

형태 승강제 없는 단일리그

진행 조별리그와 8강 이후 토너먼트

시즌 예산 135억 유로(18조원)

최소 배당금 1억5000만 유로(2000억원)

우승 상금 2억5000만 유로(3300억원)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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