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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나발니, 교정시설 내 병원으로 이송…앰네스티 "즉각 석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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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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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 복역 중 건강이 나빠져 사망 우려까지 제기된 러시아 야권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교정시설 내 병원으로 이송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타스통신 등은 모스크바에서 멀지 않은 블라디미르주(州) 교도당국이 현지 시간으로 19일 "교정당국 의료위원회가 나발니를 (블라디미르주) 파크로프시의 제2번 교도소에서 제3번 교도소 영내에 있는 재소자 병원으로 이송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병원에는 복역 중인 환자들을 위한 별도 시설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교도당국은 "현재 나발니의 건강 상태는 양호하며 매일 내과 전문의가 그를 진찰하고 있다"면서 "환자의 동의로 비타민 요법이 처방됐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교도당국의 발표에 대해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나발니의 교도소 내 병원 이송은 치료를 빙자한 징벌"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앰네스티는 나발니의 병원 이송 발표가 교도당국이 나발니의 단식을 중단시키려고 강제로 음식을 주입하려 한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나발니를 즉각 석방해야 하며 그가 교도소에 머무는 동안에는 권위 있는 독립 의료 전문가들의 진료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이에 앞서 나발니 치료를 지지하는 의사들은 전날에도 블라디미르주 교도소를 찾아가 진료 허가를 신청하고 2시간이나 기다렸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나발니 주치의 아나스타시야 바실리예바가 밝혔습니다.

러시아 야당인 '야블로코'(사과)당 의원들을 포함한 다수의 하원 의원들도 이날 나발니에 대한 진료 허가를 촉구하는 푸틴 대통령 앞으로 보내는 공개서한을 발표했습니다.

나발니가 이끄는 반부패재단(FBK) 소장 이반 즈다노프는 18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오는 21일 수도 모스크바와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전국 주요 도시들에서 나발니 지지 시위를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날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연례 대(對)의회 연설이 예정된 날입니다.

즈다노프는 당초 계획대로 50만 명의 서명이 모일 때를 기다리지 않고 서둘러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면서 "사태가 빠르게 나쁜 쪽으로 전개되고 있어 더는 기다리거나 연기할 수 없다. 극단적 상황은 극단적 결정을 요구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나발니 측은 50만 명의 서명이 모이면 저항 집회 날짜를 공표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 나발니 사이트에는 45만여 명이 서명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의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지난해 8월 항공기 기내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로 쓰러진 뒤 독일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자국 정보당국이 자신을 독살하려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올해 1월 자발적으로 귀국하자마자 체포된 뒤 2014년 사기 혐의로 받은 집행유예가 실형으로 전환되면서 징역 3년 6개월 형을 받아 복역 중입니다.

나발니 개인 주치의들은 지난 17일 그의 혈중 칼륨 수치가 위험한 수준이라 언제든 심장박동 장애로 사망할 수 있다고 밝혔으나 교도당국은 여전히 외부 의사 진료를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고정현 기자(yd@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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