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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단독]공수처 수사관 지원자들 “면접볼 때 인권침해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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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이 19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내 공수처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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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관 채용 과정에서 인권침해 등 부적절한 발언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공수처 수사관에 지원해 면접을 봤다는 복수의 지원자는 19일 “면접관으로 들어온 김진욱 공수처장으로부터 인권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했다. 검사 임명 절차를 놓고 잡음이 이는 상황에서 수사관 채용 과정을 놓고도 문제가 제기돼 논란이 확산할 전망이다.



"면접 끝나고 인권위 진정까지 고려"



공수처는 19일 수사관 최종합격자 20명을 발표했다. 지원자들에 따르면 이달 초 열린 공수처 4·5급 수사관 면접에는 김진욱 공수처장이 면접관으로 배석했다.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서울 서초동에서 7년 넘게 일하고 있는 A 변호사는 “면접이 끝난 후 국가인권위원회에 인권침해로 진정을 넣을지 고민했다”며 “면접 전에 내용을 외부에 발설하지 않는다는 보안서약을 작성했다 보니 속으로 앓고 있다”고 했다.

A 변호사와 함께 공수처 5급 수사관 면접을 본 B 변호사도 “개인 신상과 관련한 질문이 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들은 공통으로 김 처장으로부터 사법연수원 성적과 관련한 지적을 받았다고 한다. A 변호사는 “연수원 등수를 언급하면서 ‘왜 이렇게 안 좋냐’는 식으로 물어 황당했다”고 말했다. 연수원 성적이 객관적 지표일 수는 있지만, 면접에서 면박을 주는 식으로 얘기해 모멸감을 느꼈다고 한다.



답변 중 "가르치지 말라"고 잘라



B 변호사도 같은 질문을 받았다. 그는 “연수원 성적을 몇 년 만에 처음 들었다”며 “공수처 검사에도 지원할 수 있는 경력인데 수사관 면접에서 그런 질문을 들을 줄은 몰랐다”고 했다. 이어 “어떤 사건을 변호했는지 등 역량과 관련한 면접 질문은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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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과천정부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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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씨는 전공 분야 관련 질문에 답변하는 도중 김 처장으로부터 제지를 받았다고 한다. 그는 “답을 하라고 해서 하고 있는데 ‘가르치지 말라’는 식으로 대뜸 말을 끊었다”며 “지원자를 깔아뭉개는 듯한 분위기라고 느꼈다. 인권친화적 수사기구는 빈말 같다”고 토로했다. 공개된 공수처 수사관 면접 평가표에 따르면 연수원 성적 등은 평가 항목에 들어가지 않는다. A·B·C씨는 합격자 발표 전에 이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세 사람은 19일 발표에서 모두 불합격했다.

이에 대해 공수처 측은 "면접 중 일어난 일에 대해서 따로 할 말은 없다"며 "어떤 조직이든 지원자들로부터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경찰 총경도 수사관 지원



현직 경찰 간부들도 공수처 수사관에 지원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등 관계 당국에 따르면 공수처 4급 수사관 직에 현직 경찰 총경이 지원했고, 5급 수사관 직에는 일선 경찰서 과장급인 경정 계급의 지원자가 있었다고 한다.

공수처는 당초 수사관 30명을 선발할 계획이었으나 정원 10명은 채우지 못했다. 앞서 검사 정원 23명 중 최종적으로 13명만 임명하면서 잡음이 이었다. 수사관 탈락자들도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공수처 검사 지원자 중 탈락자 일부는 공수처가 공고보다 적게 선발한 것이 신뢰 보호 원칙에 위배된다며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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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신임 검사 13명 임명.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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