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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택배비 인상에 물량 줄어든다?…CJ대한통운 "두자리수 성장" vs 대리점 "거래처 뺏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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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CJ대한통운 본사와 대리점들이 택배 물량을 놓고 갈등을 키우고 있다.

대리점은 택배비 인상으로 CJ대한통운 고객이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타사로 이탈하며 물량이 줄어들고 있다는 입장이다. 택배비 인상에 따른 대리점 수수료는 그대로여서 대리점이 피해를 고스란히 입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회사 측은 택배 산업이 성장 중인 만큼 물량 감소는 사실이 아니라며 반박하고 있다. 일부 이탈이 발생하더라도 신규 수요가 이보다 많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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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한진 1750원·1800원 vs CJ 1850원…대리점 "물량 감소", 회사 "두자릿수 성장"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CJ대한통운이 택배비를 인상한 이후 일부 고객사들이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다른 택배사로 거래처를 옮기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소형 기준 기본 단가를 1600원에서 1850원으로 250원 올렸다. 이는 앞서 단가를 올린 롯데글로벌로지스(1750원)보다 100원 비싼 금액이다.

한진은 한 달 기준 최소 4만~5만건을 배송하는 화주의 경우 예외적으로 1800원에 계약을 승인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말부터 소규모 화주는 1900원 아래로는 승인을 거부하고 있다.

대리점들은 CJ대한통운이 타사 대비 가격을 더 많이 인상하면서 물량 이탈이 현실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화주와 협상을 시작한 지난달에만 최소 10만~20만건이 이탈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물량 감소는 사실이 아니라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단가 차이로 인해 일부 물량이 이동하기도 하지만 전체 택배 물량은 매년 두자릿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는 것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연초 저수익 고객을 대상으로 단가를 협상하는 과정에서 물량이 이동하는 것과 유사하게 통상적인 상황으로 보고 있다"며 "물량 증가율에 일부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물량이 줄어들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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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CJ대한통운 택배물류현장에서 택배노동자들이 택배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2020.10.21 leeh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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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간 CJ 물량 60% ↑, 택배산업 성장 45% 앞질러…대리점 수수료 지급 '백마진' 현상 지적도

일각에서는 CJ대한통운이 가격 정상화로 사업 전략을 수정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 택배비 인하를 주도하며 시장 점유율 확대에 매진했다면 앞으로는 이익률 방어에 주력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다. 본사가 분류업무를 담당하는 등 늘어나는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 역시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실제 CJ대한통운의 택배 집화량은 2017년 10억5500만개에서 지난해 16억8900만개로 60% 이상 증가했다. 전체 택배 물량이 23억1900만개에서 33억7400만개로 45% 증가, CJ대한통운이 시장 성장세를 앞지른 것이다. 그 결과 매년 20% 내외의 성장을 기록하는 택배산업에서 점유율은 2017년 45.5%에서 지난해 50.1%로 5%포인트(p) 가까이 늘었다.

이익률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가 소형 화물에 집중하는 것이다. 소형 화물은 트럭에 훨씬 많은 물량을 실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실제 업계는 최근 택배비를 인상하면서 대형 화물에 대한 인상률을 높였다. 본사의 가격 정책으로 인해 택배기사나 대리점 역시 소형 화물에 집중하게 된다.

일부 현장의 CJ대한통운 대리점들은 물량을 지키기 위해 화주에 '백마진'을 지급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서 백마진은 대리점들이 본사에서 받는 대리점 수수료 일부를 화주에게 지급해 택배비를 타사와 맞춰주는 방식이다. 대리점은 택배비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받아 가격 인상의 일부를 가져갈 수 있지만 물량이 줄면 피해가 더 큰 상황이다.

한 택배 대리점 관계자는 "택배비를 가장 많이 올린 CJ대한통운 대리점이 가장 크게 손해를 보고 있다"며 "합리적인 수수료 인상 등이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unsai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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