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30 (토)

이슈 류현진 MLB 활약상

류현진 제친 재능 어디 갔나, 득타율 '0'인 포수가 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SSG 전신인 SK는 2006년 신인 지명을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진다. 좌와 투수 류현진과 10년 넘게 안방을 차지할 수 있는 중장거리포 사이에서 결정을 쉽게 내리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결론은 내려졌다. 포수를 뽑기로 한 것이다. 류현진은 팔꿈치 수술 경력이 있어 꺼리는 이들이 있었다.

어찌됐건 그 포수의 가치는 매우 높게 평가됐다. 박경완 이후를 대비해야 했던 SK 입장에선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평가가 있었다.
매일경제

SK 포수 이재원이 타격 슬럼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득점권 타율은 여전히 제로다. 사진=MK스포츠 DB


평가가 뒤집힌 건 그들이 입단한 첫 해 부터였다. 류현진은 거침 없는 질주를 하며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다.

그러나 류현진을 제치고 뽑은 포수는 그 해 23경기에 나서는데 그쳤다.

SSG 포수 이재원 이야기다.

그러나 류현진의 빛에 가려져서 그렇지 이재원도 차차 타격 능력을 인정받았다. 주로 좌투수를 상대로 한 스페셜 리스트로 활용됐지만 제한된 기회에서 최선을 다했다.

2006년 부터 2014년까지 3할 이하의 타율을 기록한 것은 단 한 차례에 불과했다. 주로 대타로 나서면서도 좋은 감을 잃지 않았다.

점차 포수로서도 성장해 SK의 안방을 책임지는 주전 포수로 자리잡았다. SK는 자연 스럽게 포수 세대 교체가 이뤄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이재원의 타격 능력은 점차 떨어지기 시작했다. 2018시즌 130경기서 타율 0.329를 치며 반짝 반등하는 듯 했으나 이후 타율은 다시 곤두박질 쳤다.

2020시즌엔 데뷔 이후 처음으로 1할대 타율(0.185)에 그치고 말았다. 이때만 해도 일시적 부진으로 여겨졌다. 워낙 좋은 타격 재능을 갖고 있는 선수인만큼 빠르게 극볼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하지만 이재원은 올 시즌에도 좀처럼 감을 찾지 못하고 있다. 19일 현재 타율이 0.194에 불과하다.

홈런은 단 한 개도 때리지 못하고 이다. 무엇보다 타점이 제로다. 하위 타순의 구멍 노릇을 하고 있다.

타점이 없을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득점권 타율이 '제로'이기 때문이다.

득점권 타석이 14타석으로 적지 않았음에도 이재원이 친 안타는 하나도 없었다. 볼넷 2개를 얻은 것이 고작이었다.

한 때 류현진을 제칠 정도로 인정 받았던 타격 능력이 어느 순간 사라져 버렸다. 1할대 타율에 허덕인 것이 벌써 2년째다.

포수로선 높은 편인 통산 타율 0.285를 기록하고 있지만 이 수치 역시 계속 떨어지고 있다.

이재원은 평소 공부를 많이 하는 선수로 알려져 있다. 자신만의 타격 이론이 갖춰져 있어 쉽게 무너지지 않는 선수가 될 거라 많은 사람들이 생각했다.

하지만 이재워에게 찾아 온 고비는 그 기간이 너무 길어지고 있다.

아직 33세에 불과해 벌써 에이징 커브를 논할 단계는 아니다. 하지만 이재원의 부진은 이른 에이징 커브를 걱정하게 만들고 있다.

포수는 타격이 흔들리면 수비에도 영향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다. 이재원이 타석에서 받은 스트레스는 홈 플레이트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SSG 입장에선 큰 손해가 아닐 수 없다.

이재원이 하위 타순의 구멍이 되며 SSG의 득점력은 크게 떨어졌다. 상위 타순만 조심하면 쉽게 넘어갈 수 있는 하위 타순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 입장에선 한결 대하기가 수월해진다.

과연 이재원은 이전의 타격 메커니즘을 되찾을 수 있을까. 최고의 우타 대타 자원이었던 시절의 스윙을 찾는 것이 시급하다. SSG가 좀 더 높은 곳을 향하기 위해선 이재원의 부활이 절실하다.

butyou@maekyung.com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